진화하는 편의점 PB먹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교동반점 삼각김밥… 백종원 도시락…

 
유명 셰프인 백종원 씨(가운데)가 CU 관계자들과 함께 도시락에 들어가는 반찬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CU 제공
유명 셰프인 백종원 씨(가운데)가 CU 관계자들과 함께 도시락에 들어가는 반찬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CU 제공
세븐일레븐은 4일 ‘교동반점짬뽕밥 삼각김밥’이라는 신제품을 내놓았다. 전국 5대 짬뽕집이란 수식어가 붙는 강릉교동반점과 함께 만든 상품이다. 세븐일레븐과 교동반점의 협업은 처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2014년 10월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으로 강릉교동반점짬뽕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지난해 5월 롯데그룹의 우수상품 개발사례 발표회에서 우수 협업 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이 이처럼 협업에 적극적인 것은 독창적인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과거 편의점은 가장 가까운 매장을 찾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3사 매장을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되면서 ‘단골 편의점’에 대한 개념도 커졌다.

 편의점 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브랜드별 PB상품이다. PB상품 중에서도 매출 비중이 큰 먹거리가 핵심이다. CU에 따르면 CU의 PB상품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2013년 7.6%, 2014년 9.1%, 2015년 28.9%, 지난해 1∼3분기 35.9%다. 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차별화된 PB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교동반점 같은 지역 맛집을 비롯해 다양한 주체와 협업하는 것은 편의점들의 핵심 전략이다. 가장 쉬운 것은 식품제조사와의 협업. CU는 롯데제과와 함께 ‘가나 초콜릿 케이크’와 ‘몽쉘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었다. GS25는 한국야쿠르트와 대용량(280mL) 야쿠르트를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이 동원F&B, 팔도와 3각 협업으로 만든 ‘PB동원참치라면’은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줄곧 라면 판매 순위 1위다.

 연예인, 셰프 등 유명인과의 협업도 한층 진화했다. 과거처럼 광고 모델만 맡기는 게 아니다. CU는 유명 셰프인 백종원 씨와 공동으로 도시락을 개발했다. ‘백종원한판도시락’은 CU가 파는 모든 상품 중 매출 1위다. CU는 또 먹방으로 인기를 끈 개그맨 김준현 씨에게는 ‘먹을거리’와 ‘컨설턴트’를 합친 ‘먹설턴트’라는 직함을 부여했다. 떡볶이 순대 등 PB 분식을 어떻게 먹는 게 맛있는지 그에게 조언을 구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홍보했다.

 최근에는 유명 캐릭터를 활용한 방식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GS25는 디즈니와 손을 잡고 미키마우스를 포장에 새긴 견과류 상품을 내놓았다. 익살스러운 캐릭터 미니언즈를 활용해 만든 우유도 화제였다. 이번 겨울 시즌을 앞두고는 세븐일레븐과 포켓몬코리아의 합작품인 ‘피카츄찐빵’이 나왔다. 구인회 세븐일레븐 마케팅팀장은 “캐릭터는 친숙함을 무기로 상품에 대한 호감과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모든 PB상품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CU는 2015년 600여 개의 PB상품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판매된 상품은 100개 정도다. 그중 절반 가까이는 올해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생존을 위한 편의점들의 전략 싸움은 점점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편의점#세븐일레븐#교동반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