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이 200조 원을 넘어섰다. 가계와 기업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로 돈을 굴리며 관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17일 한국은행의 통화량 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상호금융권 등 예금 취급 기관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0월 말 현재 201조7687억 원(중앙정부 보유 예금 제외)으로 9월 말보다 6조6700억 원(3.4%)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을 말한다. 통화량 통계에서 요구불예금이 20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인 39조2460억 원이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 10개월간 19조8904억 원이 증가했다.
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가계와 기업이 요구불예금에 목돈을 묶어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25%로 하락하는 등 초저금리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은 찾기 어려운 상태다.
불확실한 경기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부진 역시 요구불예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0.8%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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