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패션업계 ‘몸집 줄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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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변신으로 돌파구 모색

 국내 패션업체들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패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브랜드를 구조조정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해 온라인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식이다.

 23일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션시장 전체 규모는 38조329억 원으로 지난해(37조1778억 원)보다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패션시장은 2014년에 비해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는 것. 2012년부터 최근 4년간 평균 패션시장 성장률은 2.4%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 패션시장 내수경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션시장 불황이 지속되자 업체들은 올해 들어 이익이 나지 않는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정장, 캐주얼 등 전 분야의 매출이 해마다 줄고 있는 남성 브랜드와 최근 몇 년 새 거품이 급격히 꺼지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주요 정리 대상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남성복 엠비오와 패션잡화 브랜드 라베노바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패션부문의 매출액은 1조7383억 원으로 전년(1조8510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줄어든 데다 영업 손실까지 89억 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과감히 접기로 한 것이다. 엠비오는 480억 원, 라베노바는 1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당 브랜드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등 조직 개편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신세계인터내셔날(SI) 역시 연간 100억 원의 손실을 냈던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한 바 있다.

 LF는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온라인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객 접점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판매수수료가 높은 백화점부터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LF는 지난해 여성복 브랜드 모그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남성 브랜드인 일꼬르소와 남녀 캐주얼 브랜드인 질바이질스튜어트의 매장 축소 작업에 나섰다. 그 대신 온라인몰을 강화해 온라인 판매 비중을 올해 전체 22%에서 2018년까지 30%로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SI는 패션 브랜드 외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화장품과 라이프스타일숍에도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화장품 사업 효율화에 나선 것이 눈에 띈다. 비디비치는 실적이 부진한 일부 백화점 매장을 접는 대신 면세점에 입점하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에 있다. 기술제휴를 한 이탈리아의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인 인터코스가 내년부터 한국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면 비용 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라이프스타일숍 자주는 이마트 외의 공간에 독립매장을 열기 시작해 올해 말까지 158개로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패션#성장#몸집#패션시장#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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