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요양병원 인수… 의료사업 진출

  • 동아일보

檢 수사 마무리… “사회공헌 강화”
2000억원 중반대 가격으로 입찰… “노인-장애 어린이 재활에 역점”

 
호텔롯데가 인수하려는 의료법인 늘푸른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보바스기념병원 전경(위 사진)과 환자들의 재활치료 모습(아래 사진). 보바스기념병원 홈페이지 캡처
호텔롯데가 인수하려는 의료법인 늘푸른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보바스기념병원 전경(위 사진)과 환자들의 재활치료 모습(아래 사진). 보바스기념병원 홈페이지 캡처
롯데그룹이 국내 최고 수준의 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한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실버산업과 의료산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뜻도 담겼다.

 호텔롯데는 19일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의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로 호텔롯데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의 보바스기념병원은 노인성 질환, 만성 질환자, 외과적 수술 등으로 요양 및 재활이 필요한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활요양병원이다.

 550여 개 병상의 보바스기념병원은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고급 실버타운 ‘더 헤리티지’ 분양 실패로 경영난을 겪다 지난해 9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채무변제 이후 자본금 무상출연 등까지 고려하면 최소 입찰 가격은 1000억 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바스기념병원이 운영하는 보바스어린이의원(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중앙로)은 발달장애 아동의 재활 치료에 특화돼 있다.

 호텔롯데 측은 “재활병원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하에 이 병원의 인수를 추진해 왔다”며 “노인 요양과 어린이 재활 사업에 역점을 두고 사회공헌 사업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진행된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본입찰에는 호텔롯데뿐 아니라 한국야쿠르트 등도 참여했다. 호텔롯데는 경쟁사 대비 월등하게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이 1000억 원 안팎의 인수 금액을 제시한 것에 비해 호텔롯데는 2000억 원 중반대 이상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6월 이후 처음 성사된 롯데그룹의 인수합병(M&A)이다. 신동빈 회장이 법원의 영장 기각 직후 “좋은 기업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라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번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의료재단 인수를 발판으로 의료사업에 진출해 향후 시장 잠재력이 높은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롯데그룹은 “롯데가 사회와 국가 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 왔다”며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김현수 기자
#롯데#요양병원#의료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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