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위기의 한국경제… ‘빅2 기업’도 악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삼성 노트7 새제품도 불나 생산중단… 현대차는 美-국내서 잇단 결함 논란
파업 인한 생산차질에 충격파 겹쳐… 조선-해운 추락 이어 주력산업 휘청
근본 해법 찾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국내 ‘빅2’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동시에 역경에 처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의 앞날에 도전을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이은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에 생산을 일시 중단했으며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제품 결함이라는 악재까지 만났다. 조선·해운업의 동반 추락으로 주력 산업이 흔들리는 데다 소비 침체, 대규모 파업 등의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두 글로벌 기업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의) 정밀한 조사와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정하는 중”이라고 10일 공시했다. 재고에 대한 정밀검수 작업과 부품별 품질관리 작업을 위한 조치다. 생산 중단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진정되는 듯하던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다시 한번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쏘나타의 엔진 결함이 발견돼 88만여 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보상을 앞둔 상태다. 국내에서도 싼타페가 원인 불명의 엔진오일 증가 현상을 잇달아 일으키는가 하면 같은 차종의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에만 3조 원의 매출액 차질을 빚게 한 노조 파업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두 회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약 30%에 육박한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막대하다는 의미다.

 현재 한국경제는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5대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은 극심한 수주 가뭄 탓에 6월에 나온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자구안 이행조차 불투명하다. 해운업은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철강산업과 유가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석유화학산업도 안전하다고만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업의 보루로서 한국경제의 희망을 지펴 왔던 빅2가 직면한 이번 악재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는 그동안 국내 주력 산업 중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두 가지 업종이다. 특히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들이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반 위기는 1∼3차 협력업체 수천 곳에 연쇄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일종의 성장통으로 보이는 이번 상황을 두 기업이 잘 극복한다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한국경제의 체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갤럭시노트7#삼성전자#현대자동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