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터닝메카드 손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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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완구사 마텔, 국내 1위 손오공의 최대주주로
지분 11.99% 주식양수도 계약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의 완구회사 마텔이 국내 1위 완구회사인 손오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잇단 해외 자본의 국내 완구회사 지분 인수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손오공은 “최대주주인 최신규 회장이 글로벌 완구업체 마텔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의 보유 지분 262만7539주(11.99%)를 마텔에 139억6800만 원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 계약에 따라 글로벌 완구회사인 마텔이 손오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최 회장은 4%대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손오공은 이와 더불어 마텔의 제품을 국내에서 3년간 독점으로 유통하는 권리도 확보했다. 손오공 측은 “올해 초부터 얘기가 오갔다”면서 “최 회장은 2대 주주로 남게 되며 경영권을 넘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손오공은 국내 완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오공의 주력 제품은 변신 로봇인 카봇, 터닝메카드 등 주로 남자 어린이 대상의 완구다. 반면 마텔은 바비 인형 등 여자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손오공 관계자는 “마텔의 제품을 유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잇단 해외 자본의 국내 완구회사 지분 매입에 대해 완구업계에서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손오공과 완구업계 매출액 선두를 다투는 영실업은 경영권이 2012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에 넘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구회사들의 규모로는 완구 제작부터 유통, 애니메이션 제작(마케팅) 등의 사업 전반을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토종 완구회사가 해외 자본에 넘어가는 건 아쉽지만 제조나 애니메이션 역량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오공 역시 카봇과 터닝메카드의 흥행으로 지난해 119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완구업계 1위에 올랐지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매년 적자를 냈다.

 한편 손오공의 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손오공의 주가는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종가 대비 1620원(29.89%)이 오른 상한가 7040원에 장을 마쳤다. 김남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대를 모았던 상품인 터닝메카드2가 올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최근 손오공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면서 “향후 주가 등락은 마텔의 투자 여부 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성모 기자
#손오공#마텔#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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