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은 올 4분기(10∼12월) 코스피 예상치를 1,900∼2,150으로 봤다. 세계 각국 은행이 풀어 놓은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은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미국 대선과 유럽 은행들의 위기 대응 능력, 국내 3분기(7∼9월) 기업 실적 등이 주요 변수로 지적됐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4분기 코스피는 1,900에서 2,150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신흥국으로 유입될 수 있는 분위기여서 2,100까지 무난히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팀장은 “3월 이후 유럽계 자금이 꾸준히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며 “유럽의 저금리 상황과 채권 수익률 저하 등으로 4분기에도 유럽계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수석연구원도 “지난달 미국이 금리를 동결해 달러화 가치가 안정적으로 움직이자 위험 자산인 신흥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태”라며 “저평가된 신흥국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도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OPEC 회원국이 아닌 나라와 미국의 셰일석유 증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단 산유국의 원유 수출 경쟁은 진정됐다는 신호”라며 “이로 인해 유가 하락이 제한돼 신흥국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린 대선은 증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보호무역 의지가 강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라는 것은 국내 수출주에 대한 불안 심리를 키우고 변동폭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이체방크 문제로 수면 위로 올라온 유럽 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도 변수다. 2분기(4∼6월)만 못한 3분기 국내 기업 실적도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 선임연구원은 “6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로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으로 이동하겠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영향 등으로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종목은 3분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에 따르면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화학과 건설, 기계, 운송 등이 유망 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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