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2021년까지 7000명 감원”
초저금리 대응 디지털전략 마련… 지점 통폐합… 온라인 서비스 강화
일자리 준 국내 금융계도 ‘영향권’
네덜란드 최대 금융기업 ING가 2021년까지 온라인 서비스를 집중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약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감원 규모는 ING 전체 직원의 12%에 해당한다.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저비용 구조인 핀테크(금융기술) 회사와의 경쟁 등에 대비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인원을 해고하는 ‘핀테크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ING는 이날 “주요 고객을 늘리고 대출시장을 신속하게 키우기 위해 사업을 디지털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2021년까지 8억 유로(약 984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디지털화하면 일부 기능이 본질적으로 변하거나 없어질 수밖에 없다. 2021년까지 네덜란드에서 2300명, 벨기에에서 3500명, 그리고 외주업체에서 950명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ING는 인력을 줄이고 핀테크를 강화해 2021년까지 9억 유로(약 1조1107억 원)를 절약할 방침이다. 기존 지점을 통폐합하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발전시켜 고객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검색하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기로 했다. 독일에서 서비스망을 키우고 새 사업모델로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ING의 체질 바꾸기는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것이다. ING는 “디지털에 친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엄격해지고 있는 금융 규제와 초저금리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단체와 해당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네덜란드의 노동자 단체인 기독교노동단체연합(CNV)의 이커 비르싱아 위원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국민 세금을 들여) 구제금융을 해놓고 어떻게 구조조정을 하게 놔둘 수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벨기에 노동단체 간부 헤르만 판데르하에헌 씨는 “ING의 이번 결정은 ‘소름끼치는 쇼(horror show)’다. 직원들이 7일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바일·인터넷뱅킹 활성화로 은행 점포 수가 감소하고 있는 국내 금융권도 일자리가 쪼그라들며 ‘핀테크 구조조정’의 영향권에 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특수은행의 임직원 수(해외 근무자 제외)는 총 10만3935명이었다. 분기별로 보면 2012년 말(10만2545명) 이후 가장 적다.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으로 지난해에만 은행 임직원 수가 약 2111명 줄었다. 저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것도 일자리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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