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떠도는 한진해운 선원들 “SOS”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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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안비용 없어 무기한 公海 대기… 남편과 동승 임신부 긴급이송도
조양호 회장 4일 국감 증인 출석

남해 욕지도에서 남쪽으로 25마일(약 4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한진리자오호에 탄 한국인 선원 13명이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진해운 해상연합노조 제공
남해 욕지도에서 남쪽으로 25마일(약 4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한진리자오호에 탄 한국인 선원 13명이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진해운 해상연합노조 제공
 한진해운 사태가 한 달을 넘긴 가운데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한진해운 선원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선원 남편과 함께 선박에 머물던 임신부는 육지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한진그룹 오너가(家)에서 처음으로 4일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3일 한진해운 해상연합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한진해운 선박 6척에 탄 선원 55명이 참여했다. 한진파리호, 한진리자오호 등 2척은 남해인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공해상에서, 한진톈진호, 한진화이트호 등 4척은 서해 흑산도·홍도 인근 공해상에서 각각 해상 시위에 동참했다. 이 선박들에 탄 한국인 선원들은 갑판에 서서 ‘생존권 보장’ ‘SOS’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조 회장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를 포함해 마련된 지원금 1100억 원은 대부분 컨테이너 하역비로 쓰이고 있다”며 “공해상에 있는 선박은 접안 비용이 없어 대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시 세존도 인근 해상에 있던 한진부다페스트호에서는 임신부 A 씨(31)가 병원을 찾기 위해 급히 육지로 이송되기도 했다. A 씨는 가족동승제도에 따라 남편과 함께 7월 20일 배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기준 한진해운이 선원관리 책임을 지는 58척에는 1173명(한국인 501명, 외국인 672명)이 타고 있다. 이 가운데 40척이 공해나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은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조양호#한진해운#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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