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코리아 대표 퇴임식 찾은 본사 CEO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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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재직 안규문 대표 정년 퇴임
창업자 4대손 마르쿠스 밀레 방한 “獨선 매우 명예로운 행사로 여겨”

30일 정년을 맞는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의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파티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안 대표, 마르쿠스 밀레 회장, 고희경 신임 대표, 악셀 크닐 마케팅 및 세일즈 부문 최고경영자. 밀레코리아 제공
30일 정년을 맞는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의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파티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안 대표, 마르쿠스 밀레 회장, 고희경 신임 대표, 악셀 크닐 마케팅 및 세일즈 부문 최고경영자. 밀레코리아 제공
 한국 기업에선 아직 낯선 개념인 ‘퇴임 축하 파티’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달 30일로 정년퇴임하는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65)의 퇴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마르쿠스 밀레 공동회장이 독일 본사에서 직접 한국을 찾았다. 밀레 회장은 1899년 창업한 독일 명품 가전 밀레 창업자의 4대손이자 현재 최고경영자(CEO)이다.

 안 대표는 2006년 한국 지사가 생겼을 때부터 대표를 맡아 10년여 동안 밀레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잘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외국산 브랜드의 무덤’으로 통하는 국내 시장에서 고급 프리미엄 이미지를 잘 구축했다는 평이다.

 이날 밀레 회장은 “안 대표가 지난 10여 년간 밀레코리아를 잘 유지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그의 은퇴를 축하했다. 

 밀레 회장은 안 대표의 퇴임을 앞두고 글로벌 지사장 및 임원들에게 퇴임 축하 메시지를 적어 e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밀레 관계자는 “독일에서는 평생 일한 공로를 인정하는 정년퇴임을 아주 명예로운 일로 여긴다”며 “회사를 떠나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을 다 같이 축하해주는 것이 관례”라고 했다. 이날 저녁 밀레는 안 대표를 위한 ‘페어웰(farewell) 파티’도 열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떠나는 CEO의 뒷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글로벌 기업들 중에선 취임사보다 퇴임사를 더 공들여 쓰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다. 회사를 벗어나 가족과 함께 보내는, 또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다.

 IBM의 CEO를 지낸 새뮤얼 팔미사노는 퇴임하는 당일 전 직원에게 그동안의 소회를 담은 e메일을 보냈다. 지난해 퇴임한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패트릭 피체트는 자신의 블로그에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며 “특히 올해로 스물다섯 해를 맞은 결혼기념일을 아내와 함께 축하하겠다”고 적었다. 마이크로소프트 CFO였던 피터 클라인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는 퇴임사를 적어 올렸다.

 한편 30일 정년퇴임하는 안 대표의 후임으로는 고희경 신임 대표가 선임됐다. 고 신임 대표는 질레트 코리아, 일본 P&G 북동 아시아지부, 유니레버코리아 등에서 마케팅과 비즈니스 매니저 등을 지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밀레코리아#독일#은퇴#마르쿠스 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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