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46·사진)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79)의 장남이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로 분할됐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대표이면서,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도 맡고 있다.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장(사장·44)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도 함께 맡아 형제가 두 회사에서 함께 직책을 맡고 있다. 이른바 ‘교차 경영’이다. 조 사장은 “나와 동생은 서로를 보완해 주는 관계”라고 했다.
조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은 신산업 투자에 집중하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로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글로벌 타이어 유통 부문으로의 사업 확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괜찮은 타이어 유통업체들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톱3’에 진입하려면 타이어 생산과 유통 서비스 간 시너지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브리지스톤, 프랑스 미슐랭 등 세계 ‘톱5’ 타이어 업체들은 모두 글로벌 타이어 전문 유통회사를 갖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국내에 ‘티스테이션’이란 유통 채널을 갖고 있지만 이곳은 자사 브랜드만 취급하는 판매망일 뿐이다.
조 사장은 “과거에는 유통회사가 있다고 해도 ‘한국타이어’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미미해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전략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매물로 나오고 있는 글로벌 타이어 유통회사들의 인수 가격은 낮게는 1000억 원대, 높게는 5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조 사장은 현재도 두세 건의 매물에 대해 입찰에 참여할지를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타이어는 또 2014년 한앤컴퍼니와 함께 자동차 부품 업체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를 인수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이처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조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타이어 업체들은 글로벌 업체까지 사들이면서 덩치를 키워 가고 있다”며 “한국타이어가 최근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타이어 생산만 해서는 따라잡히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또 다른 무기로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다음 달 대전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중앙연구소)을 완공하면 연구개발(R&D) 투자를 더욱 늘려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꾸준히 기술 역량을 쌓아 온 끝에 지난해 포르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에 신차용(OE) 타이어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BMW ‘뉴 7시리즈’에도 공급을 시작했다.
미국 테슬라도 내년 말 출시하는 ‘모델3’의 신차용 타이어 60%를 공급하는 주 공급 업체로 한국타이어를 선정했다. 조 사장은 “엔진음이 없는 전기차는 소음이 발생하면 모두 타이어의 탓이 된다”며 “소음을 잡으면서 연비까지 높이려면 회전 저항 계수를 낮추는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중국 업체들과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현재 8% 정도인 글로벌 OE 타이어 시장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주행시험장 건립도 조 사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한국타이어는 경북 상주시에 주행시험장을 건립하기로 했다가 2014년 계획을 접은 적이 있다. 현재는 충남 태안군에 대체 용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년 하반기(7∼12월) 착공을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주행시험장에서 더 많은 시험을 거칠수록 타이어 품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테크노돔은 원천기술을, 주행시험장은 응용기술을 배양하는 핵심 기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스포츠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조 사장은 지난달 스페인으로 직접 날아가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축구 구단 레알 마드리드와 3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올해 4월부터는 프로야구 구단 두산베어스도 후원하고 있다. 그는 “마침 올해 두산 구단의 성적이 좋아 광고 효과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