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36.5도 위스키 성공신화 “비결은 고객·직원 신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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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

박용수 회장
박용수 회장
“요즘 부산, 울산, 경남의 경기가 매우 안 좋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만 생각하기 이전에 동료나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는 지방 기업들이 많지만, 그러면 지역 일자리가 줄어들고 삶은 더 팍팍해지지요. 골든블루의 뿌리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게 제 신념입니다.”

세련된 뿔테 안경에 잘 빗어 넘긴 머리, 한 마디로 딱 떨어지는 기업가의 모습이다. 체구는 호리호리했고, 눈빛은 강렬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 바다 앞 사무소에서 만난 박용수 ㈜골든블루(www.goldenblue.co.kr) 회장은 고희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청년다운 인상을 풍겼다. 그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도전을 들려줬다.

박 회장은 불황 속에서도 ‘물 오른’ 기업을 이끌고 있다. 8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위스키시장에서 골든블루는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으로 ‘나 홀로’ 선전하고 있다. 2011년 골든블루를 인수한 박 회장은 5년 새 매출을 11배로 늘리며 36.5도짜리 저도 위스키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국내 위스키시장에서 골든블루의 점유율은 2위다.

5월에는 업계 최초로 투명한 화이트 위스키인 ‘팬텀 더 화이트’를 내놔 젊은층의 주목을 끌었으며 위스키의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0년 내에 우리나라에서 증류하고 숙성시킨 오리지널 국산 위스키를 내놓기 위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을 일으킨 성공철학은 워낙 다양하지만, 박 회장의 경영철학은 사람에 대한 믿음, 즉 ‘신뢰’다. 전국 4만여 곳의 거래처와 고객, 그리고 내부 직원에게 그는 신뢰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170여 골든블루의 구성원들은 모두 훌륭합니다. 무엇보다 각자 잘하는 분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팀워크가 우리 골든블루만의 강점입니다. 지금도 매우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직원들을 믿으며 뒤에서 최선을 다해 서포트할 뿐입니다.”

박 회장의 신뢰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2013년 부산시정구협회 회장을 지낸 박 회장은 2015년 ‘골든블루 정구단’을 창단해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과 믿음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2014년에는 슬럼프에 빠져 있던 프로골퍼 안시현 선수를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올 6월 안 선수는 한국여자오픈에서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감동드라마를 펼쳤다.

박 회장의 신뢰관계는 소비자와의 신뢰로 이어진다. 직원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는 리더십은 좋은 품질을 가져왔고, 골든블루는 소비자에게 약속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지킬 수 있었다. 부산 토종기업을 이끌며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 회장은 현재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토종 위스키 회사로서 창의와 도전으로 국내 고용을 늘려 나갈 겁니다. 향토 기업으로서 부울경과 국내 소비자들과의 의리를 절대 잊지 않고 혼신을 다해 국내 대표 위스키회사로 성장시켜 그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
#위스키#골든블루#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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