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강행군 정몽구 회장 “해외판매가 경쟁력 원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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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어 슬로바키아 공장 점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 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 시의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제조 중인 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 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 시의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제조 중인 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 시간) 하루에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기아자동차의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을 연달아 방문하는 의욕적 행보를 보였다. 전날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유럽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던 정 회장은 올 하반기(7∼12월) 하이브리드 차량을 유럽에 처음 내놓으면서 친환경차 모델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유럽을 겨냥한 신차들을 잇달아 선보인다.

우선 현대차는 다음 달 중 한국과 유럽에서 신형 i30을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판매분은 현대차 체코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준중형급 해치백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으로 i30 역시 현대차가 유럽에서 선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번 모델은 2011년 2세대 모델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도 다음 달부터 유럽형 전략 모델 ‘K5 스포츠왜건’을 경기 화성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한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 각각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니로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는 유럽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의 풀 라인업을 구축해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질리나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성장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해외 판매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닌 자동차산업 전체의 위기”라며 “미래를 선점해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리나 공장은 기아차의 유럽 전략형 모델인 소형 미니밴(MPV) 벤가, 준중형 해치백 씨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7만8000여 대를 생산해 33만5000대의 연간 생산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 회장은 생산라인 곳곳을 둘러보며 자동차 품질을 점검했다.

정 회장이 2014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유럽을 다시 찾은 것은 현대·기아차 성장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 자동차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중동,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시장 수요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 자동차 시장은 중국, 인도와 함께 올해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은 4일에는 체코 노쇼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을 점검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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