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金위에 나는 銀… 2년만에 최고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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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로 올들어 31% 급등

은값 상승세가 눈부시다. 2년 만에 온스당 20달러를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산업용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보다 더 가파르게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값이 연말까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은의 귀환, 2년 만의 최고가

12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이 온스당 20.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온스당 13.8달러였던 은값이 올 들어 31.44% 오른 것이다.

국제 은 시세는 이달 6일 온스당 20.20달러로 올라 2014년 8월 11일(온스당 20.09달러) 이후 약 2년 만에 2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은 가격은 지난달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이달 12일까지 15.68% 급등해 같은 기간 금(5.87%)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은은 귀금속이자 산업용 원자재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에서 화폐처럼 실물가치가 중시되는 금과 성격이 다르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금처럼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수요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은은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은은 전기 전도율이 높고 유연한 금속이어서 최근 수요가 많은 전자제품 회로와 태양전지 코팅제로 사용된다.

전체 수요 중 47%가 산업용 수요다. 경기가 회복돼 전자제품 등이 잘 팔리면 은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최근 은값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과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금융시장 안정 정책 공조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으로 은값의 상승률이 금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실물 혹은 ETF에 투자…“변동성 주의해야“

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실물을 살 것인지,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를 할 것인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은 실물은 귀금속 상점에서 구매하거나 은행 등을 통해 실버 바를 구입하면 된다. 간접투자 상품으로 국제 은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올 들어 저금리가 이어지고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은 관련 ETF는 연초 이후 28∼45%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증시 상장 기업 가운데 은 관련 매출이 높은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증권사 등을 통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은 선물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다.

원자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은 가격이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시중 유동성 확대, 경제지표 개선으로 인한 경기 회복 가능성 등이 은값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홍성기 삼성선물 선임연구원은 “은은 수요의 절반이 산업 현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며 “실물경기 상황에 따라 국제 은값의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은값#금값#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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