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SDS 분할, 주주이익 존중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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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어제 이사회에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공시(公示)를 통해 “물류 외 정보통신서비스 등 나머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찾겠다”고 밝혀 추가 사업 분할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삼성그룹이 한때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중단하고 비(非)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삼성이 부인하지만 재계에서는 물류산업 분할이 마무리되면 삼성SDS의 양대 사업 중 정보통신서비스는 삼성전자로, 물류사업은 삼성물산으로 합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2014년 말 삼성과 한화의 4개 계열사 빅딜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 역량을 집중시킨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데 이어 국내 대표적인 시스템통합(SI)업체인 삼성SDS가 알짜사업인 물류를 떼어내 삼성물산과 합병 또는 제휴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삼성의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9.2%를 합병 후 삼성물산 주식으로 전환하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도 강화된다.

문제는 삼성의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물류사업 분할설이 증권가에 나돈 2일 삼성SDS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가 몇 시간 뒤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바꿨다. 다음 날 공시를 통해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회사와 합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일주일도 안 돼 물류사업 분할을 공식화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어제 ‘주주는 인질이 아니다’라는 리포트에서 ‘분할이 됐든 합병이 됐든 그 사실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소통 방식이 잘못됐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20%가량 폭락해 삼성SDS의 일부 소액주주들은 어제 회사 본사 항의 방문에 이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9월 주주들의 ‘애국심’에 힘입어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은 “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만큼 삼성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등 기업을 넘어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국민과 시장의 불신을 키워선 안 될 것이다.
#삼성sds#분할#주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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