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주 열풍속에도… “독한소주 살아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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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품진로 작년 44만병 年최대판매

“싱거워서 어떻게 마셔요. 소주는 써야 제맛입니다.”

직장인 김모 씨(30)는 회식 때만 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를 따로 주문한다. 지난해부터 알코올 도수가 낮은 과일소주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의 고도주(도수가 높은 술) 사랑은 변함이 없다. 그는 “도수가 높은 소주는 향이 진하고 특유의 맛이 있다”며 “양주처럼 얼음을 넣거나 탄산수를 섞어 마시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저도주 열풍 속에서 독한 소주들이 선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증류식 소주제품 ‘일품진로’의 판매량이 10년간 200만 병을 넘어섰다고 1일 밝혔다. 2006년 4월 처음 등장한 일품진로는 순쌀 증류원액을 참나무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가 25도로 일반 소주(16∼18도)보다 높다. 일품진로는 지난해 44만 병이 팔리며 연간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또 올해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

광주요그룹이 2005년 내놓은 증류식 소주 화요(알코올 도수 25도, 41도)도 최근 6년 동안 판매가 매년 약 30%씩 늘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희석식 소주인 진로골드(알코올 도수 25도)도 전년보다 10% 늘어난 17만5000상자가 팔렸다. 롯데주류는 올해 5월 초 증류식 소주 제품인 ‘대장부’(알코올 도수 25도)를 처음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주류 문화의 변화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들이 덕을 보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술을 적당히 마시자는 문화로 바뀌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적극적으로 찾아 마시고 있다”며 “‘도수가 높은 소주’라는 카테고리가 하나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저도주#소주#일품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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