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실업급여 신청 18% 증가… 조선發 실업대란 경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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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개조, 이제는 실행이다]
전국 평균 증가율 1.3%의 14배… 건설-제조분야 실직자 크게 늘어
조선 불황, 다른 업종 확산 본격화

올해 1분기(1∼3월) 울산지역의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급증하면서 1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학적인 부실로 구조조정이 임박한 조선업발(發) 실업대란이 벌써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016년 1분기 실업급여 신규 신청 동향’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실업급여 신청자는 9454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8.2%(1458명)나 증가해 증가율이 전국 16개 시도(세종은 충남에 포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이 8.0%로 2위였고, 충남(6.2%)과 경남(4.8%) 등이 뒤를 이었다.

울산에서는 제조업에 종사하다 일자리를 잃은 3851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해 지난해보다 444명(13.0%) 증가했고, 건설업도 1257명으로 무려 70.8%의 증가율을 보였다. 조선업의 불황이 건설 등 기타 산업에까지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 관련 협력업체들이 대거 밀집해 있는 경남도 신청자가 1만9441명으로 지난해보다 885명 늘었다.

1분기 국내 전체 실업급여 신청자도 30만7270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3853명) 늘어났다. 금융보험업의 증가율이 23.9%(1521명)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업(16.3%), 제조업(11.0%) 등의 순이었다. 제조업 중에서는 조선업이 속한 기타운송장비업(30.0%)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기타 기계 및 장비업(29.9%)이 뒤를 이었다. 사업장별로는 300인 이상이 7.2%(3876명)로 가장 많았고, 100∼299인 사업장이 5.1%(1765명)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고용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실직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소정급여일수(실업급여 지급 기간)를 기준으로는 ‘210일 이상 지급 대상자’의 증가율이 11.6%(7082명)로 가장 높았다. 일반적으로 실업급여 지급 기간(최장 240일)은 재직 기간이 길고, 고용보험료를 많이 납부할수록 늘어난다. 이는 장기 재직자와 장년층의 실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의미다. 특히 210일 이상 지급 대상자 중에서는 60세 이상이 3090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은 2482명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베이비부머들의 퇴직이 급증하고 있고, 구조조정이 임박하면서 장년층의 실직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년층이 구조조정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셈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실업급여#구조조정#실업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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