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삼킨 카카오, 창업 10년만에 자산5조… 셀트리온, 관절염 치료제 성공으로 급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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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대기업 지정 6곳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한 하림… 30년만에 축산업 첫 대기업으로

카카오, 셀트리온, 하림, 한국금융지주, SH공사, 금호석유화학 등 새롭게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6개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공격적인 서비스 개발과 인수합병(M&A)으로 창업 10년 만에 국내 순수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지정되면 규제와 감시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향후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대박이 나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한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며 2000억 원대 자산을 2조 원대로 급격히 늘렸다.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이 된 데는 올해 1월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1조8743억 원)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덕분에 카카오는 총자산이 5조830억 원으로 늘었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IT업계 최초로 45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총수’가 됐다.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카카오가 추진 중인 인터넷은행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많다. 대기업 집단이 되면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없고, 이럴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현 지분 10%)가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현행법에 근거해 카카오뱅크 출시를 준비해 왔다”며 “인가를 받고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설립된 제약사 셀트리온은 바이오 벤처기업 가운데 처음 대기업에 지정돼 주목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국산 1호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 의약품)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4조8000억 원이었던 총자산이 5조9000억 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의약품의 특성상 판매를 다른 회사에 맡기기 어려운데 현재 자회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을까 걱정”이라며 “이번 지정을 계기로 정부가 바이오 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제를 완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한 하림그룹은 지난해 2월 해상운송업체인 팬오션(4조2000억 원)을 인수하면서 설립 30년 만에 축산업계 최초로 대기업 집단이 됐다. 한국금융지주는 사모투자펀드(PEF) 업체 이큐파트너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자산 규모가 늘었다. SH공사는 새로 출범한 금융 계열사 ‘서울리츠’ 자산이 공사 자산에 포함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대기업 집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임우선 imsun@donga.com·최혜령 기자
#카카오#멜론#셀트리온#신규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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