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유엔 조달시장은 공정… 한국中企 서비스분야 승산있어”

  • 동아일보

도브고폴리 유엔조달본부 국장

“유엔 조달시장 입찰에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얼마든지 도전해 볼 만합니다. 유엔은 최저 가격을 제시하느냐보다 얼마나 양질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판단하기 때문이죠.”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가 주최하고, KOTRA가 주관해 15일 열린 ‘2016 유엔 조달 플라자’ 행사를 위해 방한한 드미트리 도브고폴리 유엔조달본부(UNPD) 국장(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유엔 조달시장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

유엔 조달시장은 전 세계 유엔 산하 34개 기구의 입찰 사업으로 형성되는 시장. 2014년 기준 규모는 총 172억 달러(약 20조4600억원) 수준이다. 한국의 유엔 조달시장 진출 규모도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1억7460만 달러를 달성했다. 그렇지만 전체 국가 가운데 점유율은 1.01%로 25위인 상황이다.

도브고폴리 국장은 “조달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유엔 조달시장의 구성을 보면 물품이 51.3%, 서비스가 48.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이 조달한 분야는 의약품, 건설 등 상품 비중이 90%에 달한다. 그는 “한국 기업이 정보기술(IT), 엔지니어링 등에서 강점이 있기에 서비스 분야에 더 신경을 쓰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브고폴리 국장은 유엔 조달시장의 공정성, 정직성, 투명성 원칙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구매부터 조달계약 시행까지 모든 조달 절차에 이런 원칙이 적용된다”며 “개인의 주관적 평가가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중견·중소기업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이 무엇을 입찰하려고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시장을 제대로 파악해야 조달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인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도브고폴리 국장은 “인내는 성공의 시작”이라고 답했다. 비즈니스에서도 특유의 ‘빨리빨리’를 강조하는 한국인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그는 “입찰 과정에서 빠르게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관심을 잃지 않고, 어느 부분에서 더 노력해야 할지를 파악해 본다면 입찰에 성공할 수 있다”며 “유엔 조달시장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한번 진출하면 계속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이 우선 유엔의 ‘벤더(Vendor·판매업자)’로 등록할 것을 추천했다. ‘UNGM(유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의 웹사이트(www.ungm.org)에서 벤더로 등록하면 입찰 공고를 받아볼 수 있다.

한편 16일엔 9개 유엔 산하 기구의 조달관이 약 50개의 기업을 상대로 일대일 상담회를 개최한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유엔#중소기업#조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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