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신에너지 관련 사업이 지난달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 설립을 계기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는 그룹 차원은 물론이고 SK텔레콤, SK E&S, SK케미칼, SK D&D 등 각 관계사가 신에너지 분야와 관련해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 추진단은 그룹 내 싱크탱크로서 중장기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병원 백화점 호텔 등 에너지 다소비 빌딩에 적용할 수 있는 원격제어 기반의 클라우드 BEMS(빌딩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를 2012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클라우드 BEMS는 건물 내 조명, 냉·난방기, 공조기 등을 무선계측기를 통해 중앙관리 센터에 연결해 전력·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은 2013년엔 석유화학, 식품, 전기전자 등 에너지 다소비 공장에 적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FEMS(팩토리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를 상용화했다. 빌딩과 공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BEMS와 FEMS를 구축한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의 BEMS와 FEMS가 적용된 빌딩과 공장은 현대백화점 울산점, 제주WE호텔, 제주한라병원, 코스모화학, 샘표식품 이천공장 등 40여 곳에 달한다. 고객사 40여 곳은 SK텔레콤의 시스템을 통해 연간 에너지 비용의 최대 25%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SK E&S는 환경부, 강원도, 강원 홍천군과 협력해 국내 최초로 강원 홍천군 소매곡리에 홍천 친환경에너지 타운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선 분뇨처리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바꿔 활용하고, 퇴비·액비도 만들어 농가소득에 보탬을 주고 있다. 또 하수처리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처리장 방류수로 소수력발전까지 하는 수익창출 모델이다. SK E&S는 이를 통해 연간 750가구가 사용 가능한 60만 m³의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주민들은 연간 약 4200만 원의 가스비를 절감하는 한편 퇴비·액비 판매로 5200만 원가량을 얻는다. 생산된 전력을 판매해 얻는 수익도 연 5200만 원에 달한다.
SK는 풍력을 활용한 친환경타운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D&D는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공동목장 내 204만5000m²(약 61만 평) 부지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3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10개를 설치해 30MW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주민들은 공동목장 내에서 종전처럼 말을 키울 수 있으면서도 풍력발전기 10개 설치에 따른 임대료로 연간 수억 원을 벌 수 있고, SK D&D는 풍력자원 이용률을 30% 이상 끌어올려 연간 7만8000MW의 전력을 생산해 2만여 가구에 공급한다. SK D&D는 향후 표선면 앞바다에 1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200MW급 해상풍력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 E&S는 SK텔레콤의 최첨단 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계량기(AMI) 시스템을 개발해 부산도시가스와 강원도시가스를 통해 7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AMI 시스템은 도시가스 사용량을 원격으로 검침하고, 가스가 누출되면 계량기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하며 위험경보를 도시가스사 상황실로 전달한다. 또 소비자는 스마트 계량기를 통해 사용량을 자율적으로 확인·조정하고, 공급자는 소비자 사용 패턴에 최적화된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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