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수도권 10곳 모두 ‘완판’ 행진… 아파트 뺨치는 평면이 경쟁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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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텔’의 선구자를 만나다 ‘다인그룹’ 오동석 회장
대부분 임대수익률 홍보할 때 실수요자 중심 편한 오피스텔 구상
디자인실에서 설계 초안 짜면 바로 다음날 본보기집 실험 시공
직접 써보고 불편함 없어야 분양

26일 서울 영등포구 다인그룹 사옥에서 오동석 다인그룹 회장이 올해 사업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6일 서울 영등포구 다인그룹 사옥에서 오동석 다인그룹 회장이 올해 사업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파텔.’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로, 아파트의 편의성과 오피스텔의 싼 분양가를 고루 갖춘 주거시설을 일컫는 말이다. 이 아파트형 오피스텔은 1인 가구 증가, 아파트 전세난 등과 맞물려 최근 수도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읽고 아파트형 오피스텔을 앞세워 연 매출을 200%씩 끌어올리고 있는 건설사가 있다. 바로 다인그룹이다. 이 회사는 사업을 시작한 2014년부터 ‘로얄팰리스’ 브랜드를 내세워 수도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로얄팰리스는 투자자들 위주인 오피스텔 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20, 30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와 목감지구 등 수도권 택지지구 10여 곳에서 분양해 모두 ‘완판’하는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달 11일 울산 남구에서 분양한 ‘다인로얄팰리스 번영로’(842실 규모)는 5분 만에 청약 접수를 끝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다인그룹은 창립 3년째가 되던 지난해 매출 3500억 원 고지에 올라섰다. 직원 수도 6명에서 200명으로 ‘급성장’했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다인그룹 사옥에서 이 회사 오동석 회장을 만났다.

오 회장은 다인그룹 주택의 가장 큰 무기로 ‘특화 평면’을 꼽았다.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대형 건설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평면을 갖춘 상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는 “살기 좋은 오피스텔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임대수익률을 앞세워 홍보전을 펼칠 때 실수요자에게 아파트처럼 편리한 오피스텔을 꿈꿨다. 지난해 초 선보인 베란다와 거실을 갖춘 오피스텔부터 복층 침실과 주방 다용도실(팬트리)을 갖춘 오피스텔, 보일러실을 없애 수납공간을 넓힌 지역난방식 오피스텔 등이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상품들이다.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평면 모양에 수요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오 회장은 “로얄팰리스는 전체 청약자의 절반 정도가 실수요자”라고 귀띔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 분양을 받은 사람 가운데 실수요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를 넘지 않는다는 게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양을 할 때마다 새로운 평면을 선보이는 건 대형 건설사들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사업에 자금을 대는 시행사에 일일이 설명하고 조율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인그룹은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맡는 방식으로 진행해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다. 현장 상황에 맞게 설계를 바꾸고 실행하는 의사결정도 빠르다. 오 회장은 “디자인실에서 설계 초안을 짜면 바로 다음 날 본보기집에서 실험 시공을 한다. 직원들과 내가 본보기집을 내 집처럼 써 보고 불편함이 없어야 비로소 분양에 들어간다”고 자랑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과잉공급 우려가 고개를 들자 오피스텔에 올인하는 다인그룹의 행보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곳이 많다. 오 회장은 “적정 가격에 좋은 평면을 갖춘 아파텔은 주택 경기가 둔화될 때도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전세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살기 좋은 소형 주택을 찾는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평면 차별화 이외에 오 회장이 공을 들이는 분야는 상품의 입지다. 배곧신도시, 목감지구 등 주변에 대규모 산업시설이나 업무단지가 있는 택지지구에서는 사업지를 10여 개씩 사들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기 북부 등지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 회장은 “2억∼3억 원대의 저렴한 분양가를 유지하면서도 교통망이 갖춰진 곳을 찾는다. 서울과 경기 남부의 산업단지까지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인그룹은 올해도 수도권, 부산, 대구 등지에서 6000∼7000실의 오피스텔을 분양할 계획이다. 사업 영역도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한 주택 임대업, 제주 호텔 사업 등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오 회장은 꿈은 로얄팰리스를 서울 도심지에 선보이는 것이다. 강남지역에 대한 수요 조사도 이미 끝낸 상태다.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오피스텔을 강남 한복판에서 선보이고 싶다”는 그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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