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중국의 ‘六’과 ‘合’… 한국경제 더블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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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가장 낮은 6.9%에 그쳐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의 경기 침체로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는 것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국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對中) 수출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67조6708억 위안으로 2014년보다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당초 목표로 정했던 7.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전년 성장률 7.3%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 연간 성장률로는 3.8% 성장에 그친 1990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왕바오안(王保安)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6.9%는 낮지 않은 성장 속도”라며 “이 수치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가 4반세기 만에 빈혈(貧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GDP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8%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6.9%)를 밑돌았다. 2009년 1분기의 6.2% 이후 분기 기준으로 7년 만에 최저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중국의 경기 둔화세 못지않게 중국 정부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로 대표되는 구조 개혁을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도 한국에 큰 부담”이라며 “중국이 자체 기술력을 키우면서 중국에 부품소재를 많이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수출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수 경제가 내리막길에 들어서자 중국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해외 기업들이 저렴한 값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935억 달러(약 114조 원)어치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 전년도 577억 달러보다 62%나 늘어났고 2011년 364억 달러와 비교하면 4년 만에 2.6배로 급증한 것이다.

‘차이나머니’의 M&A 바람은 연초부터 거세게 불고 있다. 삼성전자가 노리던 GE가전 부문을 칭다오하이얼이 인수하는 등 벌써 111억 달러(약 13조 원)어치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허진석·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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