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전망 줄줄이 낮춰… 새해증시 ‘어닝쇼크’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증권사들 평균 6조6779억 예상… 한달전 추정치보다 1173억 줄어
현대차 등 다른 대형주도 부진… 中-北 악재 이은 3重苦 직면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 잡아 대기업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 대부분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어닝쇼크’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차이나 쇼크’와 ‘북한 핵 실험’에 이어 어닝쇼크의 삼중고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22개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지난해 3분기(7∼9월) 영업이익(7조3933억 원)보다 낮은 6조6779억 원이다. 각 증권사가 지난해 11월 30일 내놓은 4분기 전망치 평균인 6조7952억 원보다 1.7% 떨어진 것이다.

올해 들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6조8000억 원에서 6조4000억 원, KDB대우증권은 6조9000억 원에서 6조5000억 원, 하나금융투자는 7조2000억 원에서 6조5500억 원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낮췄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분야의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고, 반도체 등의 수요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줄어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17만5000원으로 마감해 지난해 말보다 6.7% 하락했다.

현대자동차 등 다른 대형주들의 실적 전망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면서 어닝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 시총 3위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목표(820만 대)보다 적은 813만 대로 집계됐다. 이에 각 증권사는 두 회사와 현대모비스 등의 실적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스피 시총 8위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시장 전망치(1조989억 원)보다 약 1000억 원 낮을 것으로 현대증권 등은 추정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총 상위 대기업 대부분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하락했다.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을 예상보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놓기 시작하면 국내 증시가 하락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의 불안과 중동발 국제 갈등, 북한 수소폭탄 실험과 같은 악재와 맞물리면 이달 중 코스피가 1,9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실장은 “연초부터 투자자 사이에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 실적이 확인될 때까지 증시가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여기에다 중국발 충격이 다시 발생하면 1,900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대기업의 실적 하락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중국, 미국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며 “세계 모든 기업의 실적이 다 부진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삼성전자#어닝쇼크#실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