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말뿐, 해결된 게 없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신년 인터뷰

  • 동아일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 상황과 올해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 상황과 올해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그리고 각국 경제의 탈동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16년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직면할 3대 리스크로 꼽은 것들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출입기자단과 미리 인터뷰를 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는 2016년에도 그대로 갈 것”이라며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각기 다른 통화 정책, 양적완화 정책 등을 동원하면서 빚어진 각국 경제의 탈동조화가 (한국에도)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 경제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 테러로 인한 심리적 공포, 엔화 약세 등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요소들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이렇듯 다양한 위협 요인을 극복하고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입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해를 넘긴 기업 활력 제고 특별법(일명 원샷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들을 국회가 하루빨리 통과시켜 주길 기대했다. 박 회장은 “원샷법에는 이미 대기업이 악용할 소지를 모두 차단해 뒀다”며 “야당도 경제 주체들을 좀 더 성숙한 사람들로 대접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노사정 대타협 이후 지지부진한 노동 개혁에 대해서도 “합의가 강제성은 없지만 국민과의 약속 아니냐”라며 국회의 미래 지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박 회장은 또 “지금은 관심사에서 비켜나 있지만 행정규제기본법이 빨리 통과돼 우리나라 규제의 틀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의 체제로는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업 아이디어들을 절대 수용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새로운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신규 법안을 통해 ‘허락’해 주는 구조인데, 이를 최소한의 금지 사항 외의 모든 활동을 허용하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행정규제기본법은 2014년 국회에 제출됐지만 1년 반째 계류 중이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가 다시 일어설 골든타임을 내년까지라고 봤다. 그는 “미국과 유럽 경기는 바닥 찍고 올라오는 중이고, 이란 핵문제도 해결됐는데 그동안 우리는 뭘 했나 싶다”며 “다들 허덕일 때 빨리 움직였어야 하는데 국회도 골든타임, 정부도 골든타임 얘기만 했지, 해결된 게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한편 대한상의가 올해부터는 통일 문제와 관련한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박 회장은 “한국의 다양한 무역 거래처를 활용해 북한산 물품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개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조선상업회의소가 발행한 원산지증명을 근거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북한산이라는 원산지증명서를 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상업회의소하고 물꼬를 터야 한다”며 “(정부와 협의해 봐야 하지만) 국제상업회의소(ICC)를 통하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04년 출범한 조선상업회의소는 현재 ICC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대한상의#박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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