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벤처 20년 ‘일자리 300만개의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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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쏠리드 대표이사
정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쏠리드 대표이사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브리튼(Creative Britain·창의적인 영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스타트업 아메리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주도하는 ‘대중창업 만인혁신’.

글로벌 선진강국들은 벤처 창업 확산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왜 이들 나라는 경제 강국임에도 벤처 창업에 사활을 걸고 있을까?

기존 산업 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으로는 저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혁신에 기반을 둔 벤처 창업만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데다 사회적 역동성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벤처산업은 1995년 12월 벤처기업협회 설립 이후 20년간 꾸준히 성장하여 올해 ‘3만 벤처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벤처기업은 여러 경제위기 극복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현재 3만 개의 벤처기업은 70여만 명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한 번이라도 벤처 인증을 받고 지금은 벤처를 졸업한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15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1996년 코스닥 시장 출범과 1997년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을 통해 한국은 벤처기업 발전의 양대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후 많은 혁신 기업들이 나왔지만 2000년대 초반 글로벌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의 영향으로 상당 기간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창조경제를 기치로 한 현 정부의 적극적인 벤처 창업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새로운 벤처 도약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혁신기업정책을 버블 붕괴에 개의치 않고 지난 10여 년간에도 꾸준하게 추진해 왔더라면 지금 한국 경제의 모습은 크게 달라져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다시 벤처생태계가 어느 정도 살아나고 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벤처기업들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정부 주도 정책을 통해 각종 창업 관련 지표는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투입의 지표이지 결과의 지표는 아니다. 한국은 아직 세계 수준의 벤처생태계를 갖추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기본 인프라는 향상되었을지 몰라도 신규 창업하는 혁신적인 벤처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무수히 많은 과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뒤처지게 되어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낳은 벤처생태계를 만들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경제 선진국들도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벤처기업협회가 출범한 지 20년이자 대한민국 벤처생태계가 태동한 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이에 따라 벤처협회는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보며 ‘대한민국 벤처가 새 물결을 이끌고 전 세계를 흔들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일자리 창출 300만 개, GDP 성장기여율 50%, 해외 진출 벤처기업 비중 70% 달성’의 벤처비전 2025를 발표했다. 놀라운 성장 경험을 가진 국내 벤처기업인들이 도전과 열정, 혁신과 창조를 바탕으로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을 우리 경제영토로 만들면서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는 앞으로의 10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쏠리드 대표이사
#벤처#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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