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몸집 키워야 살아남아”… M&A 태풍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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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증권, 경쟁력 월등… ‘상위 5파전’ 기존 구조 깨질듯
2016년 현대증권 합병 전쟁 예고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품어 자본금 8조 원에 육박하는 ‘공룡 증권사’의 등장이 임박하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서면서 업계의 합종연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찾는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치열해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연합군의 등장에 경쟁 증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이 합쳐지면 덩치 면에서뿐만 아니라 사업 구조에서도 다른 대형 증권사를 월등히 앞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때문이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에 강점을 갖고 있는 대우증권과 자산 관리, 연금 영업 등이 강한 미래에셋은 주력 분야가 달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자기자본 3조 원을 웃도는 상위 5대 증권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깨지고 ‘미래에셋+대우’ 통합 증권사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연금 영업, 기관 영업 등 주요 시장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다른 증권사들도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나 M&A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매각이 무산된 현대증권으로 쏠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10월 인수를 추진하던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 코리아가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매각이 무산됐지만 현대그룹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매각을 추진했던 만큼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내년에 매물로 나올 경우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KB금융지주를 비롯해 다른 증권사들도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 3조2000억 원대인 현대증권을 대형 증권사가 사들이면 ‘미래에셋+대우’에 필적하는 규모로 올라설 수 있다.

M&A나 증자가 쉽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찾아 수익모델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조달 업무를 맡게 될 특화 증권사 자격을 놓고 10개 안팎의 중소형 증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 지주 산하의 증권사들은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복합점포 형태의 종합금융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대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화된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생존 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면서 다른 증권사로 합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골든브릿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잠재적인 매물로 보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m&a#대우증권#미래에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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