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로드테스트] 티볼리 ‘디자인·가속력·내구성’ 3박자, 쌍용의 기적 만들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5시 45분


■ 쌍용차 ‘티볼리’ 디젤

2015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핫이슈가 소형 SUV의 급성장인 가운데 쌍용차 티볼리는 그 중심에 있는 모델이다. 티볼리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서 누적 판매 3만9809대를 기록했고, 10일 현재 이미 4만대를 돌파했다. 쌍용차 모델로는 2002년 렉스턴(4만3134대) 이후 13년만에 연간 판매 4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쌍용차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티볼리 가솔린 모델은 1월, 디젤 모델은 7월에 출시됐는데 디젤 모델의 인기가 약간 더 높다. 7∼11월까지 판매된 2만1285대 중 디젤 모델은 1만1392대로 54%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 드라이버와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기자가 각자의 시각에서 티볼리 디젤 모델을 입체 평가했다.


■ UP&Down

▶ UP

1. 디자인만으로도 경쟁 차종과 차별화
2. 탁월한 가속력과 가벼운 몸놀림으로 운전 재미 UP
3. 뛰어난 제동력과 내구성 뛰어난 브레이크 성능

▶ DOWN

1. 가속 페달 반응 속도가 워낙 빨라 세심한 조작 필요
2. 단단한 서스펜션이 익숙지 않다면 적응에 시간이 필요
3. 고속영역에서는 마력의 한계 느껴져

■ 경쟁 모델은?


1. 쉐보레 트렉스 디젤

4기통 1.6 CDT 디젤엔진과 GM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드라이빙 감각을 끌어올렸다. 135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32.8kg·m의 파워풀한 성능도 갖췄다. 복합연비는 14.7km/l. 가격(자동변속기 기준) 2195만∼2495만원.


2. 르노삼성 QM3

차체와 루프의 색상이 다른 투톤 컬러를 도입하는 등 수입차를 능가하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 1.5 디젤엔진과 독일 게트락의 파워시프트 DCT(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이 만들어낸 뛰어난 복합연비(18.5km/L)가 최대 강점. 가격 2280만∼2570만원.

■ 장순호 프로레이서

1.6 디젤 엔진 차량 중 가속성능 최고
1395kg의 공차중량에 빠른 코너링도

1.6 디젤 엔진을 장착한 동급 차량 중 가속 성능은 쌍용차 티볼리가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30.6kg·m의 최대토크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굉장히 빠르게 치고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조심스럽게 풀 가속을 해야 할 정도로 파워가 넘친다. 낮은 배기량에서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특히 자동6단 트랜스미션의 기어비가 가속위주로 촘촘하게 배열되어 있어 가속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한 가속 페달의 반응 속도가 워낙 빨라 일반 도로 주행에는 더 없이 경쾌하다. 1395kg이라는 가벼운 공차 중량도 가속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 듯하다.

가벼운 공차 중량 때문에 코너 역시 가볍게 돌아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식으로 얘기하면 중형차의 안정성을 느끼기보다는 빠른 코너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실용적인 서스펜션 밸런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앞바퀴로 구동을 하는 전륜 구동 차량이라서 코너링시 차량 앞쪽이 코너 밖으로 밀려나가는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하지만 소프트한 앞쪽 서스펜션에 비해 뒤쪽 서스펜션이 탄탄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빠른 코너링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브레이크 페달은 부드러우면서 깊숙이 들어가지만 반응 스피드는 매우 빠르다. 특히 노즈다이브(제동시 차량 앞쪽이 내려가는 현상) 양이 소프트하고 많기 때문에 강약 조절하기가 편하다. 차량의 앞뒤가 상하운동하는 피칭의 운동성도 차량 앞쪽을 적당히 눌러주기 때문에 제동 성능이 뛰어나고 일반 도로주행에서의 제동력 또한 매우 만족스럽다. 장시간 운전하여 브레이크가 과열이 되었지만 내구성에 큰 변화 없이 꾸준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저중속에선 4000만원대 유럽디젤급 성능
히팅핸들·통풍시트 등 기본 옵션도 만족

티볼리 디젤의 주행 감각은 가솔린 모델과 사뭇 다르다. 1.6리터급 엔진의 기분이 아니다. 휘발유 엔진보다 묵직하고 파워가 느껴진다. 특히 저중속에선 4000만원대 유럽 디젤 모델과 맞먹는다.

시속 150km까지는 아주 맘에 든다. 이 가격대에 이 정도 성능이라면 아쉬울 것이 없다. 코너링은 만족스럽고 노면 잔진동까지 잘 흡수한다. SUV의 기분 나쁜 휘청거림도 많이 사라졌다. 승용차를 능가할 수는 없지만 차의 무게중심이 이리저리 휘돌지 않는다. 묵직한 주행감각에 핸들 무게 조절기능까지 곁들여져 그야말로 운전의 재미와 경제성을 완벽히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급출발과 급제동 그리고 고속 테스트를 해봤다. 역시 저중속에선 안정감이 탁월하다. 강력한 제동력도 마음에 든다. 115마력에 토크 30kgㆍm이 만들어낸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기대 이상의 순발력이다. 변속기는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변속 충격도 없고 응답성도 빠르다.

티볼리 디젤의 공인 연비는 15.3km/l다. 실 연비는 도심이냐 고속도로냐에 따라 달라진다. 운전 습관에 따라 4∼5km/l는 더 낼 수 있다.

달리기 능력 뿐 아니라 옵션도 대단히 만족스럽다. 히팅핸들, 통풍시트 등 4계절이 뚜렷한 국내 기후에 맞는 옵션을 포함해 가솔린 모델보다 기본적인 옵션이 더 많이 들어 있다. 같은 VX 트림이어도 가솔린 모델에서는 옵션이었던 운전선 무릎 에어백과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 패션루프랙 등이 포함된 것이 장점이다. 1000만∼2000만원 이상 더 비싼 수입 SUV든 기존 국내 SUV든, 소형 SUV의 왕좌를 놓고 겨루는 싸움에서 티볼리가 밀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시승행사부터 차별화…펀 드라이빙의 진수
골프백 3개까지 수납 가능한 트렁크도 장점

7월 열린 티볼리 디젤 모델 시승 행사는 이례적으로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됐다. 서킷에서 신차 시승행사를 연다는 것은 차량의 성능 즉 가속력, 코너링, 브레이크 성능, 내구성 등에서 자신감이 넘친다는 뜻이다. 티볼리 디젤 모델은 서킷 주행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놀랄만한 실력을 발휘하며 펀 드라이빙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는 판매량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티볼리는 경쟁 차종을 따돌리고 소형 SUV 부문 내수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시장까지 합치면 연간 10만대 규모로 쌍용차 최초의 볼륨 모델이며, 쌍용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차종으로 꼽힌다.

티볼리의 주행 감각은 서킷은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꽤나 만족스럽다. 서스펜션 특성은 전체적으로 약간 하드한 편이지만, 이는 SUV 특유의 높은 지상고를 감안한 세팅이며 매우 만족스러운 코너링 성능을 보여준다. 쌍용차는 하드한 서스펜션 때문에 다소 떨어지는 승차감을 부드러운 타이어 장착으로 보완했다.

체감 가속력은 특히 발군이다. 실제 주행에서 주로 사용되는 중저속 구간인 1500∼2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와 궁합도 잘 맞아 기대 이상의 빠른 응답성을 보인다. 물론 115마력이라는 마력의 한계 때문에 150km 이상에서는 더디게 가속되지만 일반 도로 주행에서는 그 이상의 속도를 낼 필요가 없는데다, 1.6 디젤 엔진이 주는 경제성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없다. 소형 SUV지만 2열 승차 공간이 기대 이상으로 넓고, 트렁크 공간도 골프백 3개까지 수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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