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페이大戰, 삼성이 한발 앞서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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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순항… 가입자 한달새 60만

《 삼성전자의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국내에서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가입자 60만 명을 돌파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연일 글로벌 악재로 출렁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페이 수혜주(株)들은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최고 80% 가까이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페이가 ‘탈(脫)지갑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다른 모바일결제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다. 하지만 삼성페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종목들도 ‘삼성페이 테마주’로 묶여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이달 20일 현재 누적 거래 건수 150만 건을 돌파했다. 가입자 수는 60만 명, 삼성페이에 등록된 결제카드는 80만 장을 각각 넘어섰다. 누적 결제금액도 351억 원을 웃돌았다. 특히 전체의 60%가 갤럭시노트5 기기로 결제돼 삼성전자가 기대했던 것처럼 삼성페이가 최신 단말기 판매량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삼성페이가 모바일결제시장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반응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며 “빠르고 강력하게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구매 행태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28일 첫 해외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해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의 ‘애플페이’,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와 정면승부를 벌인다. 곧 중국, 영국, 스페인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페이 전쟁’으로 불릴 만큼 치열해진 국내외 모바일결제시장의 주도권 다툼에서 삼성페이는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페이는 별도 단말기가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뿐 아니라 기존 카드 단말기로도 결제가 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TS) 방식을 지원한다”며 “NFC 방식만 채택한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는 따라올 수 없는 편리성과 범용성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에서 NFC 단말기의 보급률은 1%, 북미 지역은 5%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페이 열풍에 관련 부품 공급업체와 보안인증업체 등은 ‘1차 수혜주’로 꼽히며 증시에서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정보인증은 지난달 21일 1만500원에서 이달 22일 1만8650원으로 한 달여 만에 77.62% 치솟았다. 이 회사는 삼성페이 제휴 금융회사들에 지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삼성페이 관련 모듈을 생산하는 아모텍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41.49% 뛰었으며, 삼성페이 결제시스템이 장착되는 무선충전기를 생산하는 한솔테크닉스도 22.00% 올랐다. 결제대행업체(밴·VAN)인 한국정보통신은 삼성페이로 소액결제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21.52% 상승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카드로는 잔돈 결제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지만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돼 소액결제가 늘어날 것”이라며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가진 업체들의 혜택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페이 테마주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 삼성페이와 직접 관련이 없지만 ‘모바일결제시장이 확대될 경우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보안인증업체, 모바일보안솔루션업체들의 주가가 덩달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인증과 이름이 비슷한 공인인증 서비스업체인 한국전자인증은 같은 기간 200.77%나 급등했다. MTS단말기를 생산하는 스마트로의 모회사인 이니텍도 관련 테마주로 묶이며 75.86% 치솟았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모바일결제시장의 성장에 따라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간접적 수혜주는 많지만 삼성페이의 직접적인 수혜주는 사실 매우 제한적”이라며 “무분별한 추격매수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박종선 팀장은 “1차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도 전체 매출에서 삼성페이 관련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며 “사업구조, 주가 수준 등을 따져 기본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페이#가입자#p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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