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ISS보고서, 신뢰성 떨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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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프리미엄 고려없이 합병반대 엘리엇 주장만 답습”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가 3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데 대해 삼성물산이 “내용의 신뢰성이 우려된다”며 5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합병 후 삼성물산의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로서의 ‘프리미엄’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장만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인 합병 비율에 대해 ISS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측은 “ISS가 한 번도 실현된 적 없는 11만 원을 삼성물산 목표 주가로 제시하면서 이를 근거로 1 대 0.95라는 비현실적 합병 비율을 권고했다”며 “삼성물산 주가는 10만 원을 넘은 적이 없기 때문에 제일모직 상장 이후 합병 이사회 전일까지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산출해 봐도 1 대 0.35∼0.44의 범위 내”라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합병 발표 후 양사의 주가가 15% 가까이 뛰는 등 시장이 보여준 기대감도 이번 보고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은 50% 저평가된 반면 제일모직은 41%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객관적이지 못한 가치 산정”이라며 “시장에서 7조5000억 원어치로 평가되는 제일모직의 바이오 사업을 ISS는 1조5000억 원으로 평가했으며,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부동산 가치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보고서에 합병과 무관한 홍콩 회사 명칭이 등장하는가 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어 이름이 세 번이나 각각 다르게 표기되는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결권 자문기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금융당국처럼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고안에 참고된 자료가 부정확할 수 있고 해당 기업이 정당한 수정을 요청해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수용된다는 우려에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물산#ISS#제일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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