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 속에 고속성장이라는 1막은 내렸지만 무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1세대 경영자인 부친의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아 후광을 누리기보다는 현 시대에 걸맞은 경영방식으로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윤선미 ㈜한국랙스(www.korearacks.com) 부사장은 국내 물류업계 최초의 여성 2세 경영인이다. 대학 졸업 후 사무보조부터 시작해 출고, 회계, 경영까지 실무부터 단계별로 경영수업을 받으며 차세대 CEO로 2세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1988년 창업자 윤영식 대표가 설립한 한국랙스는 물류창고 등에서 쓰이는 적재 구조물인 ‘팔레트 랙(Pallet Rack)’ 시스템 전문기업이다. 랙은 팔레트에 맞춰져 있는 수하물을 크기 및 하중에 따라 최적의 효율로 보관할 수 있는 선반 형태의 가변식 구조물을 말한다. 창고 공간 활용률을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고, 분해 및 조립도 쉬워 물류·유통 창고에서 각광받는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랙 시스템을 선보인 한국랙스는 전동 팔레트 랙을 비롯해 적층 랙, 그리고 팔레트 랙과 중량 랙의 중간 개념인 미디(Midi) 랙 등 물류관리 시스템에 관한 모든 것을 기획부터 설계·시공까지 완벽하게 서비스한다. 특히 간판 제품인 전동 팔레트 랙은 일반 팔레트 랙보다 적재율을 두 배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다. 랙과 랙 사이의 가변식 지게차 반·출입 통로가 1개로, 평소에는 랙을 밀착시켰다가 필요할 때만 통로를 이동해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고정 랙보다 수납공간을 약 2배에서 2.5배 증대시킬 수 있다. 고가의 토지비와 건축비 부담을 줄이고 절반 가격으로 같은 양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특히 냉장 냉동 창고에서 매우 큰 효율을 보이고 있다.
극지연구소와 현대해상 등 공기관과 굴지의 기업은 물론 인도와 베트남 등지에도 수출해 지난해 약 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 부사장은 창업주가 쌓아온 단단한 토양 위에 현 시대에 걸맞은 경영방식을 도입해 보란 듯이 가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윤 부사장이 뜬 첫 삽은 ‘디자인’이었다. 철 구조물로만 인식되던 랙에 여성의 감각을 살려 색깔을 입히고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윤 부사장은 “업체 난립과 저가 수주로 혼탁해진 시장에서 자체 시공팀의 책임시공과 차별화, 완벽한 AS로 승부하고 있다”며 “변화무쌍한 환경에 휘둘리기보다는 젊은 에너지로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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