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신용평가사 스킨십’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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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실상 제대로 알려… 국가 신용등급 선제적 대응”
터키 이어 美 G20 회의때도… S&P-피치 직접 방문 추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국제 신용평가사와의 접촉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 신용등급을 관리해 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지난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는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평가위원장과 모리츠 크레머 국가신용등급 총괄을 잇달아 면담했다.

최 부총리는 앞서 2월 터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직후에 비공개 일정으로 피치의 영국 런던 본사를 방문하려 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마련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대표단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귀국하느라 무산되긴 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용평가사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S&P나 피치가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기구가 아닌 민간 기업이다. 빡빡한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경제부총리가 별도로 시간을 내 민간 회사 담당자들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기재부 안팎에선 이를 두고 ‘외환위기 학습효과’란 분석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인호 전 대통령경제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최 부총리는 국제 신용평가사의 영향력을 몸으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 부총리는 17일(현지 시간) S&P 핵심인사들과의 면담에서 “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안정적→긍정적)이 이른 시일 내에 실제 등급 상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직접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요청해 주목을 받았다.

신용평가사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할 때만 해도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비판적인 기조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신용등급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신용평가사들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기만 해도 한국 경제는 지금보다도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최경환#신용평가사#스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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