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2% 부족한 ‘동네잔치’ 언제까지 이 타령인가?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4월 3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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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서울모터쇼가 2일 언론 공개행사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지만, 또 다시 동네잔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모터쇼는 월드프리미어 7종에 아시아 및 코리아 프리미어를 합치면 57대의 신차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콘셉트카도 14대를 전시해 관심을 끌었다. 전시된 자동차는 총 370대로 규모만 놓고 보면 역대 모터쇼 가운데 최고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동네잔치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월드프리미어로 발표된 모델들 중 기아차 K5, 쉐보레 스파크 정도만 관심을 끌었을 뿐이고, 나머지는 외면을 받았다.

현대차 엔듀로(HND-12), 기아차 KND-9, 쌍용차 XAV 등 콘셉트카와 현대차 상용차 올 뉴 마이티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수입차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했다. 시트로엥 C4 칵투스와 혼다 HR-V, 닛산 신형 무라노, 푸조 308, 르노 이오랩 등을 전시했지만, 대부분 해외 모터쇼에서 이미 공개된 낯익은 모델들이다.

해외 취재진의 반응도 싸늘했다. 각 부스에는 몇몇 중국 기자들을 빼고는 외신 기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해외 언론의 관심을 끌만한 모델이나 이벤트가 없다는 의미다.

앞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소개된 월드프리미어는 70여대를 넘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상하이모터쇼도 20여대의 월드프리미어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2일 개막한 뉴욕오토쇼도 22개의 월드프리미어가 등장했다.

서울모터쇼가 세계 자동차업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시장의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또한 굵직한 글로벌 모터쇼가 열리는 기간과 시기가 겹치는 것도 부진의 원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서울모터쇼를 외면하고, 수입차 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국산 타이어 업체들도 수년째 서울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서울모터쇼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제네바모터쇼나 뉴욕오토쇼, 중국의 모터쇼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면서 “서울모터쇼에 참가할 비용이면 1년간 서울 도심에서 상설 전시관을 유지하는 비용과 맞먹는데, 우리로서는 어느 쪽이 홍보효과가 높을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람보르기니는 서울모터쇼 개막을 며칠 앞두고 참가의사를 철회했고, 볼보자동차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불참했다.

또 다른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서울과 부산모터쇼의 시기를 조절하고 업체들의 비용부담을 줄여 참여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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