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국민 야식’값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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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마리 2만원, 피자 4만원 육박… “원재료값 그대론데 신제품값만 올려”

소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대표적 간식 메뉴인 치킨과 피자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의 신제품을 중심으로 치킨은 2만 원, 피자는 4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3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 BBQ는 이달 중순 한 마리 가격이 1만9900원인 ‘베리링 치킨’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BBQ가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 중 가장 가격이 높다. BBQ는 최근 1년 동안 ‘순살 치즐링’(1만9000원)과 ‘이스탄불 치킨’(1만9500원), ‘빠리치킨’(1만9000원) 등 1만9000원이 넘는 제품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다른 치킨 브랜드 역시 비슷하다. 네네치킨의 ‘네네마늘치킨 순살’(1만9000원), ‘스노윙 치킨 순살’(1만9000원)과 BHC의 ‘순살뿌링클’(1만9000원) 등 뼈 없는 닭고기 신제품 다수는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한다.

피자 가격 역시 ‘고공 행진’ 중이다. 도미노피자의 ‘올 댓 치즈 더블 엣지’(3만8900원)와 미스터피자의 ‘오솔레 피자’(3만6500원) 등 4, 5인용인 라지 사이즈의 피자 한 판 가격은 이미 4만 원에 가깝다.

외식업체들은 “많이 팔리는 제품의 가격은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신제품 가격은 꾸준히 인상해 왔다. 2010년 말 1만 원대 중반(1만4000∼1만6000원)이었던 치킨 신제품 가격은 매년 평균 1000원씩 올라 5년 사이 4000∼5000원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는 2010년 대비 약 9%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치킨 가격의 상승률은 30% 내외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치킨이나 피자의 가격이 원재료 값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닭고기 한 마리(1kg 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5613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피자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11월 페퍼로니 피자(라지 사이즈)의 평균 원재료 가격은 약 6480원인데 유명 브랜드들은 3배 이상을 소매가격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가격은 제조 비용뿐 아니라 임차료나 인건비 등을 합쳐 책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외식업체 다수가 A급 톱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 비용이 높아진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야식#불황#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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