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의 변신… “도시락 반찬? 이젠 브런치 식탁 주인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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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전용 햄 첫 출시… 물결모양으로 그대로 먹을수 있어

20일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CJ제일제당 육가공 공장 안의 무균실 생산 공정에서 직원들이 신제품인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를 포장용기에 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20일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CJ제일제당 육가공 공장 안의 무균실 생산 공정에서 직원들이 신제품인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를 포장용기에 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햄, 소시지 등을 생산하는 국내 육가공품 업계가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과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점은 특정 테마(브런치)나 활동(캠핑)을 겨냥한 특화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합성보존료를 넣지 않는 등 ‘건강한 먹을거리’를 강조하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신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 3종(닭가슴살, 허니, 오리지널)을 시판한다고 22일 밝혔다. ‘브런치’는 우리말로 ‘늦은 아침식사’ 또는 ‘아점(아침+점심)’으로 번역되는 용어로, 국내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특유의 식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브런치 전용 햄이 시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정우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 담당 상무는 20일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는 결혼 전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즐겨 먹었고 지금은 주부가 돼 집에서 브런치를 만들어 먹는 3040 세대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이번 신제품은 따로 조리를 할 필요 없이 그대로 먹을 수 있는 냉장 햄이다.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합성보존료를 넣지 않았고 새로운 공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기존의 샌드위치용 햄(1.2∼1.5mm)보다 얇게(0.8mm) 햄을 저며 내는 기술. 강기문 CJ제일제당 냉동식품센터 상무는 “면도를 하는 것처럼 고기를 얇게 ‘깎는’ 방식인데, 기존 기기를 쓰면 햄이 찢어지고 부서져 20억 원을 들여 독일에서 전용기기를 공수해왔다”고 말했다. 기다란 햄을 좌우로 움직여 물결 모양으로 담아내는 광경도 눈길을 끌었다. 강 상무는 “햄 사이사이에 공기를 넣어 폭신하고 풍성한 맛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를 비롯한 식품기업들은 현재 전통적인 통조림햄 일변도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건강이나 레저 등 특수용도를 주제로 한 냉장 햄으로 시장을 바꿔 나가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롯데푸드는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일식 소시지 ‘펠처’를, 대상 청정원은 합성보존료를 넣지 않은 ‘건강생각’ 햄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육가공 시장 규모는 1조2426억 원 규모다. 올해는 안주 전용, 브런치용 등으로 카테고리가 확대되면서 5% 늘어난 1조3052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천=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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