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내건 올해 성장률 목표치(3.8%)의 달성을 낙관했다. 또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진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온기가 돌게 하는 정책을 모든 힘을 다해 부지런히 하면 3.8%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물가는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1%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전문가도 디플레이션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경기 인식은 올해 성장률을 3%대 중반 정도로 잡고 있는 다른 민관 연구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률(3.4%)이 4년 만에 세계 성장률(3.3%)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12년 만에 50만 명대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며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출액과 무역 흑자, 무역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2년 연속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이런 성과에도 아직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민 여러분의 실생활까지 고루 퍼져 나가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우리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최대의 과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제지표는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았는데 체감경기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아쉽다는 뜻으로 읽힌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박 대통령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금리 인하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잘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통령의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가 임박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날 장중 채권금리가 급락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15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대통령의 경제 인식이나 처방이 기존 정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 별다른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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