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당 40원 ‘알뜰’… 기름값 끌어내리는 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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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저가 주유소 10곳중 3곳이 알뜰주유소

대구 서구 서대구로에 있는 영신제2주유소. 당초 대기업 정유사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2012년 6월 알뜰주유소로 탈바꿈한 이곳은 전국 1125개 알뜰주유소 중에서 기름값이 가장 낮다. 1일 현재 휘발유 1L를 1439원에 팔아 대구 서구 주유소들의 평균 가격보다 L당 118원이나 싸다. 영신제2주유소의 최광수 사장은 “주변 주유소보다 값이 저렴해 운전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주민들의 기름값 부담을 낮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유소들이 경쟁적으로 기름 가격을 낮추는 가운데 질 좋은 석유제품을 싼값에 파는 알뜰주유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가 인하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 시절인 2011년 말 도입돼 기름값 인상을 억제하는 ‘최후의 보루’였던 알뜰주유소가 이제는 소비자가격 인하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성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알뜰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L당 1812.46원으로 일반 주유소(1837.59원)보다 25원 정도 낮았다. 농협 및 고속도로 주유소를 빼고 ‘자영 알뜰주유소’만 집계할 경우 이 기간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1779.38원으로 일반 주유소보다 40.21원이나 쌌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알뜰주유소 중 L당 1400원대에 휘발유를 파는 곳은 76곳이었다. 대부분이 지역(기초자치단체) 내 평균 휘발유 가격보다 L당 적게는 50원, 많게는 200원 이상 싼값에 기름을 판다. 우체국카드 등 알뜰주유소 제휴 신용·체크카드로 구매하면 L당 최대 15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최저가 주유소 10곳 중 3곳이 알뜰주유소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제품 공동구매로 구매 단가를 낮추고 주유소 자체적으로 인건비 등 유통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간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알뜰주유소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석유공사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알뜰주유소 주변의 다른 주유소들이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판매가를 낮추다 보니 가격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게 석유공사 측의 설명이다.

석유공사는 올해에 알뜰주유소를 1300곳으로 늘리며 기름값 인하를 이끌 계획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고유가 때보다 기름값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서민들의 부담은 큰 게 사실”이라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기름을 싼값에 공급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최저가 주유소#알뜰주유소#기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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