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30兆 ‘사상최대 흥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2일 03시 00분


삼성생명 청약증거금 19조 - 삼성SDS 15조 훌쩍 뛰어넘어

“왜 사람을 두 시간이나 기다리게 하는 거예요? 빨리빨리 좀 합시다!”

서울 강남의 한 증권사 지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11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처인 지점 창구에 몰려든 투자자들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졌기 때문이다. 일반청약 마감일인 11일에는 증권사가 문을 열기도 전인 오전 7시부터 고객들이 줄을 섰다. 오전 한때 창구에서 청약 접수를 하기까지 대기시간만 2시간 가까이 돼 증권사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고객도 있었다.

제일모직이 기업공개(IPO) 사상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날 마감한 제일모직 공모주 일반청약에 30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청약증거금으로 들어왔다. 이는 지난달 삼성SDS 일반 공모 때의 청약증거금(15조5520억 원)은 물론이고 역대 최대였던 2010년 5월 삼성생명(19조2216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이번 공모청약에 대거 몰려든 것으로 분석됐다.

제일모직 상장 주간사회사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일반공모물량 574만9990주(전체 2874만여 주) 모집에 11억2057만여 주의 청약이 접수돼 194.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사상 최대인 30조649억 원으로 집계됐다.

홍숙아 대우증권 대치점 프라이빗뱅커(PB)는 “삼성SDS와 비교할 때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향후 주가전망에 비해 낮게 정해졌다는 점 때문에 평소 공모주 투자를 안 했던 일반투자자들까지 많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 탓에 일반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공모주는 그리 많지 않다. 195주를 청약해야 겨우 1주를 받을 수 있다. 청약한도가 가장 높은 대우증권에서 우대고객 한도인 55억6500만 원(21만 주)을 증거금(청약금액의 50%)으로 넣어도 손에 쥐는 건 1076주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이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현재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를 내놓은 증권사는 키움(9만1000원), 하이투자(10만 원), KTB, LIG투자증권(이상 7만 원) 등 4곳으로 평균 목표주가는 8만2750원이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고 향후 신성장동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6.65%를 가진 최대주주”라며 “상장 후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은 18일 상장되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조1550억 원이다. 11일 현재 시총 규모로는 현대제철(7조3893억 원)에 이어 37위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제일모직 공모주#청약#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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