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파산 선고… 은행들 수천억 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1조 벤처’ 대국민 사기극으로 마침표… 은행-貿保 부실대출 법정공방 불가피

연매출 1조 원의 ‘벤처신화’가 사기극으로 밝혀진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이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수천억 원대 대출이 물려 있는 은행들도 상당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법 파산2부는 9일 모뉴엘에 대해 파산선고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9월까지 파악된 허위 가공 매출채권을 배제하면 모뉴엘은 자산 2390억 원, 부채 7302억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파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뉴엘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전인 9월 말 현재 6768억 원의 대출 잔액이 남아 있는 은행들도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중 담보가 있는 대출은 3860억 원이며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 2908억 원에 이른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1508억 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1253억 원) 수출입은행(1135억 원) 외환은행(1098억 원) 등의 순이다.

은행들은 재판부가 선임한 파산관재인의 관리 아래 모뉴엘 자산을 분배받아 대출금을 회수한다. 모뉴엘 제주사옥 등 자산을 담보로 대출해 준 은행은 경매를 통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 신용대출은 담보를 통한 대출금이 회수된 뒤 변제 받을 수 있어 회수 가능성이 낮다. 대출 전액이 신용대출인 수출입은행은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보험공사의 무역보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은행들은 대출 부실 책임을 둘러싸고 무보와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은행은 올 3분기(7∼9월) 결산에 모뉴엘 사태로 인한 피해 예상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했지만 손실 규모와 변제 순위에 따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도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모뉴엘#모뉴엘 파산#1조 벤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