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매장 넘나드는 ‘옴니채널’ 소비자 잡아라

  • 동아일보

‘가치 소비’ 뚜렷하게 구분

보험설계사 임모 씨(30)는 지난달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삼성전자 매장에서 ‘갤럭시탭 프로’(8.4인치)를 구매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과 블로그에 올라온 상품정보와 사용후기를 꼼꼼히 봤으나 정작 물건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샀다. 임 씨는 “온·오프라인 판매가가 비슷한 데다 내 손으로 직접 작동해봐야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마켓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온·오프라인 매장을 넘나드는 ‘옴니(Omni)채널’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물을 살펴보고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구매하는 ‘쇼루밍(Show-rooming·매장을 구경만 하는 곳으로 인식한다는 의미)족’도 많지만 임 씨처럼 온라인에서 먼저 상품정보 및 가격을 파악한 뒤 매장을 찾는 ‘역(逆)쇼루밍족’도 있다.

2일 닐슨코리아가 올 상반기(1∼6월) 국내 소비자 503명을 포함해 글로벌 온라인 패널 3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쇼루밍을 선호하는 품목과 역쇼루밍을 선호하는 품목이 뚜렷이 구분됐다. 닐슨코리아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22개 상품 카테고리별로 ‘향후 6개월 내 온라인 검색’ ‘향후 6개월 내 온라인 구매’ ‘온라인으로 검색 또는 구매를 하지 않겠다’ 중 본인에 해당되는 사항(중복응답)을 고르도록 했다.

조사 결과 국내에선 책이 쇼루밍에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책을 검색하겠다는 답변은 44%에 불과했지만 온라인 구매 의향을 보인 응답자는 64%나 된 것이다.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고른 뒤 온라인에서 할인을 받아 구매하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결제한 뒤 매장에서 직접 책을 수령하는 교보문고의 ‘바로드림’ 서비스는 이런 옴니채널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2009년 5월 출시된 이 서비스는 올해 1∼8월 70만 명 안팎이 이용했을 정도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쇼루밍에 적합한 품목은 관람 티켓, 항공권 등이었다.

반면 휴대전화와 전자제품 구매자들은 온라인을 구매창구보다 검색도구로 활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소비자가 실물을 직접 경험하려는 욕구가 강한 제품들이라는 분석이다. 의류 및 신발도 역쇼루밍 경향을 보였다.

강경란 닐슨코리아 쇼퍼프랙티스그룹 국장은 “쇼루밍 또는 역쇼루밍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싼 가격’보다는 좋은 제품을 싸게 구매하는 ‘가치 소비’를 원한다는 뜻”이라며 “미국 베스트바이, 프랑스 클릭앤드라이브 등은 이미 이런 소비패턴을 활용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 쇼루밍 ::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살펴본 뒤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행위.

:: 역쇼루밍 ::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와 가격 등을 검색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행위.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옴니채널 소비자#쇼루밍#역쇼루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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