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커피 혁명’ 성공 뒤엔, 브랜딩 지원군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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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SI까지, 토털서비스로 소비자 접점 확대
㈜대한에이앤씨

네슬레는 지난 2010년 12월 캡슐커피 머신인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를 국내에 출시하며 ‘커피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돌체구스토는 커피전문점과 유사한 수준의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제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했다.

이 제품은 간단한 ‘공정’과 훌륭한 ‘품질’ 덕에 캡슐커피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며 여전히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네슬레가 돌체구스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통합 브랜딩솔루션’이다. 통합 브랜딩솔루션이란 브랜드를 구축하고, 브랜드를 관리하는 등 브랜드의 가치를 새롭게 조망하는 일련의 과정.

돌체구스토의 통합 브랜딩솔루션 작업을 맡아 성공에 일조한 기업이 바로 ㈜대한에이앤씨(대표 한철대 www.daehananc.com)다. 이 회사는 돌체구스토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실속형 고품질·저가격 캡슐커피 전성시대를 견인했다.

1993년 설립된 대한그래픽스를 모태로 하는 ㈜대한에이앤씨는 브랜드와 소비자를 최고의 접점에서 만나게 해주는 브랜딩 전문가집단이다. 소비자와 다양한 홍보·마케팅 채널, 브랜드 3자 간의 유기적 관계를 형성해 고객이 마케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상·리서치 브랜딩은 물론 마케팅, 광고를 비롯해 BI(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와 SI(스토어 아이덴티티·Store Identity)까지 5가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가 바로 ㈜대한에이앤씨다. 이 회사는 돌체구스토 외에도 녹십자 의료재단, LG전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캘로그 곡물이야기 등 수많은 브랜드 컨설팅 히트 사례를 남겼다.

지금은 이른바 ‘브랜딩의 시대’다. 기업과 개인은 물론 정치권과 지자체들까지 앞다퉈 브랜드를 개발하고 구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가진 위상을 명확히 전달하고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에이앤씨의 경쟁력은 다양한 수상실적으로 증명된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 브랜드의 지침이 되는 ‘GLSI’(Glocal Store Identity) 툴킷으로 ‘2014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독자 개발한 GLSI 툴킷은 중국, 미국, 러시아 3개 국가의 문화 및 소비자 성향을 항목별로 분석한 현지화 가이드북이다. 기업이 해당 국가 진출 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는 각종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에 앞서 SK-II 멀티 팝업 스토어인 피테라하우스를 비롯해 한국타이어, 삼성화재, LG전자 등과 함께한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굿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최고의 브랜딩솔루션은 주인의식과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에서 나온다. ㈜대한에이앤씨의 직원복지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15년째 인센티브 해외여행을 지속하고 있다. 여행은 일주일간 회사 문을 걸어 닫고 전 직원이 해외로 떠나는 식이다. 매출과 비용을 고려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직원과의 ‘약속’을 지키자 매출이 올라간 것은 물론이고 회사 분위기도 뚜렷이 달라졌다.

▼ 한철대 대표 인터뷰 ▼
“정당한 대가 지불받는 산업 환경 조성돼야”


“아직도 단순 PR과 브랜딩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매체광고는 물론 매장, 옥외, 출판물 등 다양한 소비자 접점에서 강력한 ‘터치 포인트’를 통한 통합 브랜딩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대한에이앤씨 한철대 대표(사진)는 1993년 회사의 전신이 되는 대한그래픽스를 창업했다. 그의 나이 29세 되던 해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도 없었고, 변변한 자본도 없이 맨손으로 시작해 기업을 일으켜 세운 ‘자수성가형’ 오너다. 대학 휴학 후 광고업계에서 일했던 실무경험이 밑천의 전부였다. 이렇게 시작한 사업이 20년이 지난 지금, 상하이와 베이징, 광저우에 지사를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딩 에이전시로 기반을 잡았다. 특히 ㈜대한에이앤씨는 광고대행사로는 최초로 우수기술연구센터(ATC) 회원사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ATC는 우수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단체다. 기술이나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 영역에서 ATC로부터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한 대표는 지난 20년간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좌충우돌과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결론을 얻어내기도 했다. 혈연·지연·학연을 배제한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원칙을 고집하는 것도 나름대로 도출한 결론이다. 그래서 이 회사에는 팀장이 없다.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구성원이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한다. 그리고 성과에 따라 평가와 보상을 받는다.

한 대표는 “일부 대기업이 해외 디자인 기업에는 후한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유독 국내 기업에는 인색한 풍토가 아쉽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브랜딩솔루션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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