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도 ‘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올들어 단독주택지 매각 2013년 5배… 제주-하남 경매 낙찰가율은 100%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토지시장도 덩달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토지가 팔려 나가고, 토지거래 컨설팅업체에 걸려오는 문의도 늘고 있다.

6일 LH에 따르면 올 1∼2월 개인 수요자에게 팔린 단독주택지는 14만1000m², 1284억 원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의 2만6000m², 218억 원보다 면적 기준으로 5.4배로 늘었다.

올해 별다른 공개입찰이 없었지만 개인 수요자들이 주택 건설을 위한 용지 매입에 나서 3∼4년 전부터 시장에 나와 있던 택지를 개별적으로 수의 계약했기 때문이다. 상업용지도 올 1∼2월 13만1000m², 2802억 원 상당의 땅이 팔려 지난해(7만1000m², 1221억 원)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LH 관계자는 “좀처럼 팔리지 않던 단독주택지에 대한 문의가 느는 등 택지 판매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도 토지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1∼2월 LH가 공급한 공동주택지는 83만5000m²(1조4933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의 33만1000m²(7350억 원)보다 2.5배로 늘었다. 최근 공동주택지 매입 경쟁률은 100 대 1을 수시로 웃돌고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입찰 경쟁률이 워낙 높다 보니 건설사에 괜찮은 건설예정지를 찾기 위한 팀이 새로 꾸려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8∼62%대에 머물던 토지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올 1월 66.2%까지 높아졌다. 제주, 경기 하남시 등의 낙찰가율은 100%를 넘어서는 등 일부 토지시장은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택 경매시장이 살아나자 일부 투자자가 호재가 있는 지역의 토지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6월 지방선거 등 호재가 많아 토지시장의 상승세는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287.23km²를 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크기(19.6km²)의 14배가 넘는 면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택경기 상승과 함께 올해 들어 토지거래 상담을 요청하는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통일론으로 기대감이 높은 경기 파주시나 개발호재가 많은 하남시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들이 토지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PWM센터 팀장은 “토지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하고, 수익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에 나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토지#단독주택지#제주#하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