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은행 총재의 윤곽이 이번 주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이 이미 3, 4배수로 압축된 상황에서 대통령의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이미 실무진의 손을 떠났고 인사 라인의 최종 검증만 거치면 돼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 총재로) 거론될 만한 분들은 이미 다 거론된 것 같다”고 말해 지금까지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 위주로 인선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중수 현 총재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하지만 한은법 개정에 따라 차기 총재부터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대통령이 후보자를 내정하면 국회가 20일 안에 청문회를 열고 3일 안에 심사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 수장(首長)의 공백 사태를 막으려면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차기 총재가 지명돼야 한다.
차기 총재의 인선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정치권과 금융계에서는 아직까지도 10여 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는 저명한 민간 경제학자이면서 동시에 정부 및 국제무대에서 일한 경험도 풍부한 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통령경제보좌관과 주(駐)영국 대사를 지냈고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대통령경제수석과 KDI 원장 등을 지낸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들이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 김인준 서울대 교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석좌교수) 등의 지명 가능성도 있다.
통화정책의 전문성과 조직 안정 차원에서 한은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때문에 이주열 박철 전 한은 부총재, 김대식 최도성 전 금융통화위원이 거론된다.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도 금통위원 경험이 있지만 차기 수출입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후보군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됐다. 전직 경제부처 장관 등 관료 출신 인사의 중용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한은 총재는 글로벌 감각이나 영어 능력도 중요하지만 전문성과 이를 실현할 추진력이 필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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