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메디텔 전국 어디든 세울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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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1km내 건립’ 규제 2월 철폐… 설립자 자격-외국환자 비율도 완화
정부 “의료관광-일자리 크게 늘것”

정부가 메디텔(의료기관과 연관된 숙박시설)을 병원으로부터 1km 이내에만 세워야 한다는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거리 제약 없이 대한민국 전역에 메디텔을 세울 수 있게 된다.

5일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3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정부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의료기관의 숙박업을 허용하는 메디텔을 지난해 5월부터 본격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설립 요건이 까다로워 정작 의료계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개정안은 메디텔과 관련된 주요 요건들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메디텔이 의료관광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메디텔 설립자의 자격 요건도 완화된다. 당초 지난해 5월 발표된 입법예고안에는 연간 3000명 이상의 외국인(한 사람이 2번 진료 시 총환자 수는 2명으로 인정)을 진료한 의료기관이나 연간 1000명 이상 외국인 환자를 국내에 유치한 의료관광 관련 업자에 메디텔 설립 자격을 주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엔 1000명 이상이 방문한 병원, 500명 이상 환자를 유치한 업자로 자격 요건을 낮추기로 했다.

의료관광이라는 본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메디텔의 외국인환자 의무비율 규제도 현실화한다. 당초에는 전체 투숙객 중 외국인 비율이 50%가 넘어야 했다. 국제 경제 상황의 변동으로 의료관광객 추이가 유동적일 수 있는데 50% 제한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개정안에서는 환자 수가 아닌 객실 수로 외국인 비율을 통제하기로 했다. 총객실 가운데 내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 비율이 40%만 넘지 않으면 된다. 즉, 100개의 객실이 있는 메디텔이 50실만 찼을 경우 내국인이 40개의 객실을 채우고 외국인이 10개의 객실만을 채워도 된다. 외국인 비율 기준이 사실상 낮아진 셈이다. 외국인이 적게 방문해도 메디텔을 최소한 유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이 같은 메디텔 규제 완화가 의료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메디텔 ::

의료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의료관광호텔을 말한다. 기존에도 호텔 안에 의료시설이 들어설 수 있었지만 의료기관이 직접 호텔을 소유하는 것은 금지됐었다. 메디텔 관련 법이 시행되면 의료와 관광을 함께 하기 위해 방한하는 환자 및 가족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메디텔#병원#의료관광#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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