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과감한 목표, 다음 협상을 방해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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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고 도전적인 목표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연구는 많다. 목표를 높고 구체적으로 잡는 협상가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객관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하지만 이는 단 한 차례의 협상을 관찰했을 때 얻은 결과다. 협상할 때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정하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고 반발심리를 자극해 차후 협력을 방해할 수 있다.

미국 툴레인대의 레이 라이와 하버드대 해나 라일리 볼스, 카네기멜론대의 린다 배브콕 교수 등은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을 짝지어 각각 구매자와 판매자 역할을 맡게 했다. 그리고 부품 단가를 결정하는 모의 협상을 진행하도록 했다. 구매자들이 먼저 가격을 제안했는데 구매자 중 일부는 목표 가격을 높게 잡도록 했고 나머지는 일반적인 수준의 목표를 잡도록 했다.

협상이 끝난 후 판매자 역할을 한 학생들은 방금 끝낸 협상과 무관해 보이는 추가 임무를 받았다. 연구팀은 판매자 학생들에게 10달러를 주고 구매자 학생과 나눠 갖도록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판매자들은 높은 목표를 가진 상대방보다 낮은 목표의 상대방에게 관대했다. 판매자의 41%는 높은 목표를 가진 상대방에게 단 1달러도 주지 않았다. 오직 8%만이 50 대 50으로 나눠 가졌다. 반면 낮은 목표를 가진 상대방과 협상한 판매자 중에는 36%가 구매자와 5달러씩 나눠 가졌다.

이 연구 결과는 협상에서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갖는 부정적 영향을 보여준다. 높은 목표는 자신도 모르게 이기적이며 공격적인 태도를 갖게 하고 이는 상대방의 반감을 부른다. 상대방과 다시 마주칠 일이 없다면 상대가 당신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한번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 과감한 목표가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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