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꿈틀… 지갑 열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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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신뢰지수 3년만에 최고
고소득층 다시 명품관 찾지만… 외식-의류비 지출은 아직 ‘꽁꽁’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고급 시계 브랜드 ‘바셰론 콘스탄틴’ 매장이 조용히 술렁였다. 한 50대 남성 고객이 2억 원대의 고급 시계 ‘말테 투르비용’을 선뜻 구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 단독 매장을 연 이 브랜드가 2억 원대 제품을 판매한 것은 처음이었다.

최근 인근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도 VIP 고객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이 백화점의 올 3분기(7∼9월) VIP 고객 지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늘어났다. 이정환 현대백화점 명품시계바이어는 “최근 들어 7000만 원대의 보석 시계도 꽤 잘 팔리고 있다”며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글로벌 정보분석업체 닐슨은 올해 3분기 소비자신뢰지수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최근 3년 새 최고 수준(54)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2분기(4∼6월)와 비교하면 3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2011년 3분기를 기점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던 신뢰지수는 2012년 4분기(10∼12월)에 38로 바닥을 친 이후 2013년 들어 줄곧 답보상태를 보여 왔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 전체로 확대하면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아시아 지역 전체 지수 평균(104)에 크게 못 미치면서 2010년 4분기 이후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도 ‘최근 6개월(4∼9월)간 가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소비 행태를 바꿨다’고 답한 국내 소비자는 전체의 71%에 달했다. 이들은 외식비(63%)와 의류 구입비(48%), 가스·전기비(38%) 등 필수 소비재와 직결된 품목의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내 여가비용(22%), 흡연비(7%), 연차휴가비(6%) 등 기호나 취향과 관련된 항목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기존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오픈마켓 옥션에서도 이 같은 소비 트렌드가 나타났다. 옥션에서 10월 한 달간 무선조종 장난감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다. 특히 30∼50대 남성의 구매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배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올 1∼10월 캠핑용품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40%가량 늘었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올 3분기부터 주요 선진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것이 세계 경기 흐름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차차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닐슨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 세계 60개국의 소비자 3만 명을 대상으로 지출 의향 및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로, 소비 심리를 가늠하는 척도로 꼽힌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김현진 bright@donga.com·권기범 기자
#소비심리#소비자신뢰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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