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연속 경상흑자… 올 600억달러 넘어설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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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스마트폰 호조 힘입어 9월 65억7000만달러 기록
‘원화 강세’ 압력 가중될 듯

경상수지가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경상수지는 사상 처음 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65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2월부터 2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된 것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함께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출 호조로 8월 52억8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57억 달러로 흑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9월과 비교할 때 수입(―3.5%)이 수출(―2.7%)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은은 이에 대해 “추석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하루 평균 수출액과 수입액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흑자는 8월 1억 달러에서 지난달 8억7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휴가철이 끝나며 여행수지 적자가 8월 10억2000만 달러에서 9월 5억4000만 달러로 줄었고, 지식재산권 사용료도 같은 기간 7억2000만 달러에서 4억 달러로 줄었다.

이로써 1∼9월 누적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배인 487억9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한은이 10일 내놓은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630억 달러의 8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앞으로 큰 변화가 없는 한 매월 50억∼6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내 올해 연간 630억 달러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30대 그룹 투자·고용 간담회에서 “이번 달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월간 기준 수출 실적 최고치는 2012년 11월의 496억4000만 달러였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계속되며 원화 강세에 대한 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누적 흑자액이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만큼 당국도 원화 강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이는 향후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경상흑자#원화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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