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날씨와 장기 불황으로 움츠러든 소비 심리를 반영해 올 가을과 겨울 시즌에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다운재킷이 늘어났다. 재킷 밑단을 탈부착해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블랙야크의 재킷(왼쪽), 원피스와 매치해 입을 수
있는 코오롱스포츠의 ‘트래블 플레어 다운재킷’. 각 업체 제공
최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웃도어업체들이 일제히 대대적인 다운재킷 마케팅에 나섰다. 다운재킷은 아웃도어업체의 ‘한 해 장사’를 좌우하는 핵심 상품. 보통 1년 매출의 30∼40%를 차지한다.
주요 아웃도어업체들은 올해 두꺼운 헤비다운 재킷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50% 늘렸다. 지난해에 강추위로 헤비다운 품귀 현상이 빚어진 데다 올해 역시 추위가 빨리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올해 특히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제품 비중을 늘렸다. 내피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어 날씨에 따라 3가지 스타일로 연출해 입을 수 있는 이젠벅의 ‘라이크 3 in 1 윈드재킷’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아웃도어업체들은 이렇게 경우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재킷이 불황에 움츠린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박대영 아웃도어 바이어는 “하이브리드 제품군의 매출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나 늘어났다”고 전했다.
올해는 추위 속에도 스타일을 지키고 싶어 하는 트렌드세터를 겨냥한 다운재킷 디자인도 눈에 많이 띈다. 특히 보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엉덩이를 덮는 길이로 제작한 제품이 늘었다. 코오롱스포츠는 구스다운이 들어있는 원피스 및 이와 매치해 입을 수 있는 ‘트래블 플레어 다운재킷’을 시판했다. 네파는 다운재킷 안감에 디자인을 넣어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포르테 리버시블 구스다운’을 선보였다.
과학적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블랙야크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및 서울대 패션기술센터와 함께 개발한 ‘HAT(Himalaya Attitude Temperature) 지수’를 올가을부터 다운 제품 전체에 표시하기 시작했다. HAT 1000인 경량다운 재킷은 영하 7도의 추위까지 견딜 수 있으며 HAT 3000인 미들다운 재킷은 영하 15도까지의 날씨를 커버한다. 헤비다운 재킷(HAT 5000)은 영하 22도 환경에서도 체온을 유지해 준다.
노스페이스가 올겨울 신제품으로 내놓은 ‘아스가르드 파카’는 단순한 보온 이외의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비상 담요, 헤드램프, 반사 테이프 등이 들어있는 파우치를 파카와 함께 판매한다. 야외활동을 즐기는 고객들이 추운 날씨에 생길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홈쇼핑업체들은 고가 패딩이 부담스러운 고객층을 겨냥해 합리적 가격대의 다운재킷을 내놓고 있다. GS홈쇼핑은 17일부터 프로스펙스와 함께 기획한 ‘프로스펙스W 다운재킷’을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보다 30∼50% 싸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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