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체크+신용카드! 이젠 카드도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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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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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류점을 운영하는 서모 씨(38)는 최근 친구들과 술자리를 마친 뒤 기분 좋게 체크카드를 내밀었다가 얼굴을 붉혔다. 통장 잔액이 없어서 승인이 거절됐다는 말을 직원에게 들은 것. 소득공제를 받을 때 요긴해 체크카드를 주로 쓰는 그는 통장 잔액이 넉넉지 않을 때도 많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2. 야근이 잦은 직장인 김모 씨(43)는 귀가할 때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 요금 결제에 주로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그는 최근 낭패를 당했다. ‘은행 전산 시스템을 점검한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체크카드 승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매일 자정 이후 약 10분간 은행 시스템 점검으로 체크카드가 작동하지 않는 데에 따른 것이다.

자영업자 서 씨나 직장인 김 씨와 같은 경우라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드’를 이용할 만하다. 올해부터 체크카드 소득공제율(30%)이 신용카드 공제율(15%)의 두 배에 이르러 체크카드가 더욱 유리해졌지만 체크카드의 불편한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잔액 없을 땐 신용카드로 변신


하이브리드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하이브리드형 카드는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부여한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와 신용카드 이용액 중 일정 금액을 체크카드로 계산하는 ‘신용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가 있다.

체크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는 평소 체크카드처럼 이용하다가, 통잔 잔액이 부족할 때는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 신용 결제 한도는 최대 30만 원으로, 한 사람당 2장까지 발급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대부분 2000원으로 신용카드보다 저렴한 편이다.

KB국민카드와 외환카드, 하나SK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 계열의 일부 카드사는 아예 체크카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모든 체크카드에 대해 소비자가 신청하면 신용카드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신용 결제 한도를 월 10만, 20만, 30만 원으로 부여한다. 자정 이후 체크카드 결제가 안 되는 시간에는 예금 잔액과 관계없이 신용 승인된다. 신한카드의 ‘참(Charm)신한 체크카드’는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카드대금을 최고 3만5000원(120만 원 이용 시) 할인해준다. 현대카드의 ‘현대카드C하이브리드(포인트형)’는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카드이용액의 0.5%를 M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하나SK카드의 ‘하나SK메가 캐쉬백2 체크카드’는 휴대전화 요금을 자동이체하면 최대 5000원을 OK캐쉬백으로 적립해준다.

신용카드, 설정 금액만큼 체크카드로 결제

‘신용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카드’는 소비자가 체크카드의 결제한도를 건당 얼마 혹은 월간 얼마로 지정해 그 한도까지는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한도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금액을 결제 건당 2만 원으로 정한 사람이 5만 원짜리 물품을 샀다고 치자. 이 경우 2만 원은 통장에서 즉시 빠져나가 결제되고 나머지 3만 원은 지정한 결제일에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소득공제율은 체크카드로 결제된 2만 원에 대해서는 30%, 신용카드로 결제된 3만 원에 대해서는 15%가 각각 적용되는 셈이다.

카드 결제 금액이 연소득의 25% 이상이어야 카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소득의 25%까지는 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쓰고, 25%를 넘는 부분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하이브리드 카드가 체크카드보다 연회비가 비싼 점은 감안해야 한다. 대신 부가서비스 혜택은 다양한 편이다. 롯데카드의 ‘롯데포인트 플러스 하이브리드 카드’는 롯데 멤버스 제휴사를 이용하면 롯데 포인트를 2배나 많이 적립해 준다. 적립률이 1∼6%로 일반(0.5∼3.0%)보다 높다. 건당 한도와 일일 한도를 1만∼300만 원, 월간 한도를 1만∼1000만 원으로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연체 이자 폭탄은 조심할 것


하이브리드 카드는 결제액이 소액이어도 결제일에 통장 잔액이 없으면 바로 연체로 간주된다. 연체이자가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높다는 뜻이다. 1개월 미만 연체 시 연 23∼24%의 이자가 붙는다. 3개월 이상 연체하면 가산금리를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등급까지 추락할 수 있다.

체크카드의 결제 한도와 관계없이 신용결제 방식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잔액이 부족하면 결제 대금 전체가 신용결제로 간주된다. 또 은행 장애에 따른 계좌 출금이 불가능하거나 교통카드 대금처럼 무(無)승인 거래이거나 체크카드 사용이 제한된 시간일 경우 등에는 신용결제로 처리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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