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사회, 박동창 부사장 전격 해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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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회장 최측근 인물
ING생명 인수 무산되자 美기관에 왜곡정보 제공 의혹
魚회장 거취 영향줄지 주목

KB금융지주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외부 기관에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 주주총회 진행에 차질을 초래한 혐의로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사가 잘못된 정보 유출을 이유로 부사장급 고위직을 해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부사장은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직접 영입한 인사로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지휘했다. 그는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인수가 무산되자 미국의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인 ISS 및 일부 대주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ISS는 최근 “ING생명 인수 무산은 ‘정부 측’과 가까운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이다. 22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경재, 배재욱, 김영과 등 3인의 사외이사 선임을 기관투자가들이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ISS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자회사로 세계 1700여 개 기관투자가에 주총 안건에 대한 견해를 제공하고 있다. KB지주의 외국인 주주 지분은 66%나 된다.

ISS 보고서에서 지적한 3인의 사외이사 중 배 이사는 ING생명 인수에 찬성표를 던졌고, 김 이사는 지난달 사외이사에 추천돼 ING생명 인수 건과는 관련이 없다.

이 보고서가 나온 배경으로 KB금융이사회는 일부 경영진이 ISS와 접촉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진상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박 부사장의 접촉 사실이 확인돼 이날 해임 조치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안이 경영진 교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최측근인 박 부사장의 불명예 퇴진이 어 회장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는 이번 사안에 어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고, 어 회장은 “나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어 회장도 박 부사장의 ISS 접촉 사실을 보고받고 매우 황당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과 회장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을 종합검사 중인 금융감독원도 이번 사안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2일까지 진행되는 종합검사에서 이번 일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자들은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KB금융이사회#박동창#어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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