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엥겔지수 8년 만에 최고…식료품값 원인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2월 26일 13시 26분


지난해 저소득층의 엥겔지수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물가상승으로 인해 수입보다 식료품 지출 비용이 늘어 서민생활이 보다 궁핍해졌다.

26일 통계청 가계통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전체 소비지출은 월평균 125만4583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어난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를 사는 데 쓴 비용은 26만771원으로 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엥겔지수는 20.79%로 전년20.70% 보다 악화됐다.

이는 2004년 20.80%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전국 단위 조사를 시행한 2003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일반 식당,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등에 쓴 비용인 ‘식사비’까지 포함하면 1분위의 실질적인 엥겔지수는 30.87%까지 오른다.

대조적으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엥겔지수는 같은 기간 11.83%에서 11.59%로 낮아졌다. 1분위의 엥겔지수가 5분위보다 2배가량 높아 저소득층의 먹을거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지난해 물가가 안정됐음에도 엥겔지수가 오른 것은 식료품 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연간으로 2.2% 오른데 그쳐 전국 단위로 물가 통계를 낸 1965년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4.0%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압도했다. 이런 현상은 2009년부터 이어져 저소득층의 식료품비 부담을 초래했다.

지난해 집세가 오르면서 서민의 주거비 부담 역시 커졌다. 1분위의 ‘실제 주거비’ 지출이 전년 대비 5.8% 올랐지만 5분위의 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여기에 의류·신발 비용까지 더하면 지난해 1분위 의식주에 지출한 금액은 50만6362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40.4%를 차지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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